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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울 성곽길 걷기 [2010년 1월 30일]

코리아트레일 2010. 2. 19. 14:52

서울 성곽길.

처음 들었을 땐 낯설었다.

 

서울이 성으로 둘러싸여 있었다는 사실.

'그랬었겠구나' 막연하게 생각했다.

 

아름다운 도보여행(줄여서 아도행)에서 성곽길을 걷는다는 공지를 보았다. 

보자마자 참가 댓글을 달았다.

성일 형이 2008년 정성스럽게 만든 도보 카페인 아도행.

아도행엔 첫 나들이다. ^^

 

성곽길은 작년에도 도보 공지가 올라왔었는데, 

신청했다가 사정이 생겨 걷지 못했었다.

 

성곽길을 걷는 이들을 위해 전부터 아도행에서 표식과 안내문을

갈림길마다 만들어 주었다.

 

동대문역에서 9시에 모여 걷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은 도보꾼들이 무리지어 이동한다.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성일 형은 바삐 움직였다.

길 안내는 물론 성곽길 안내 표지판 다느라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였다.

저 열정! 저 열정이라면 꿈꾸는 일이 저절로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파이팅!

 

낙산으로 오르는 길에 잠시 쉬었다.

추운 날씨에 옷을 좀 껴입고 왔더니

금세 땀이 난다. 나만 그런게 아닌가보다.

다들 옷을 하나씩 벗어 가방에 싼다.

 

오늘 난도를 미리 예견하는 듯

걸음 시작부터 길이 예사롭지 않다.  

 

서울에서 태어나 살면서

성곽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본 기억이 없다.

그러니 걸음걸음마다 신기할 수밖에.

 

북악산.

서울 안에 있는 산이지만, 처음 올랐다.

북악산 성곽길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야 걸을 수 있다.

지정된 장소 이외에서는 사진 촬영도 금지되어 있다.

 

잠시 쉬면서

우리가 걸어온 길 그리고 걸어갈 길을 살펴보았다.

비로소 성곽이 눈에 들어온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에 실감한다.

 

북악산을 내려와 창의문을 지나

점심 식사를 했다.

바깥 공기 쐬면서 하늘 보고 먹는 밥.

꿀맛이다. ^^

 

밥을 먹으니 노곤하고 낮잠 생각이 난다.

그래도 걷기 시작하니 다시 정신이 맑아지면서 힘이 난다.

3시간 걸어온 거리는 불과 10여 킬로미터.

꾸준하게 걷지 않아서일까, 코스 난도 때문일까.

종아리 근육이 뻐근~허다. ^^

 

인왕산을 거쳐 남대문으롱 이어지는 성곽길.

이내 시내로 접어들었다.

강북삼성병원과 정동길 그리고 중앙일보 옆길을 지나

남대문으로 이어지는 성곽길은 그 자체로도 낯설고 경이로웠다.

 

이제 남산만 올라가면 마무리 단계. 

 

남산을 오르는 계단에서는

연인이 함께 오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분위기에 못 이겨 따라온 여성들로 보이는

구두굽이 흔들흔들, 아슬아슬하다. ^^

 

이런저런 구경을 하다보니

끙끙 소리를 내면서 올라가는

내가 보인다. 

뒤에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쉴 틈도 없이 한달음에 팔각정까지 오른 것 같다.

 

잠시 땀을 식힌 뒤

해오름극장(구 국립극장)쪽으로 내려가 

광희문쪽으로 향했다.

 

한국자유총연맹 뒷길부터 광희문까지 걸어오는 동안

제대로 된 성곽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성곽의 예전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 비교적 많았고,

성곽을 바로 옆에 하고 걷는 내내 뭔지 모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반면, 전쟁을 겪으면서 먹고 사는 게 우선이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들었다. 

말로만 듣고 막연하게 상상만 하던 시대상은

끊어진 성곽과 성곽 위에 계획 없이 지어진 집들을 통해

나에겐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성 안의 시체가 나가는 문이었다는 수구문.

수구문길이라 이름 붙여진 계단길을 지나니

광희문이 나왔다.

 

이제 점점 어둠이 내릴 준비를 한다.

동대문의 대형 쇼핑센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빛이

멍해진 내 눈에 사정 없이 박힌다.  

성곽길을 걸은 꿈에서 어서 빨리 깨라는 신호인 듯이.

 

이 세계와 저 세계를 오가며,

가깝고도 먼 길을 걸은 소감은  

신기했다.

 

서울 시내에도 이런 역사적인 길이 있다는 것이 놀랐고,

내가 그 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걸었다는 게 자랑스러웠고,

똑같은 길을 여러 번 걸으면서 뒤 따라오는 사람이 길을 잃을까 염려되어

여러모로 신경 쓰신 여러분들의 노고에 소름끼쳤다. ^^

 

아도행 대장님을 비롯한 운영진 여러분 그리고

흙이와 함께 동행해 주시고 뒤풀이까지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길에서 또 한 번 희열을 느낀 날.  

 

 

동대문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해 오후 6시에 도착했다. 평소 때 지나치듯 둘러본 동대문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

 

 

 

<서울 성곽길 걷기>

일시 : 2010년 1월 30일 

코스 : 동대문 ~ 북악산 ~ 인왕산 ~ 남산 ~ 동대문     

         - 걸은 거리 : 23km

          동대문~낙산공원~혜화문~와룡공원~북악산~창의문~인왕산~남대문~남산~광희문~동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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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으로 오르는 길.

 

왼쪽에 서울대학교 병원이 보이네요.

 

 

빙판길. 미끌미끌 조심조심~

 

미끄럼 방지용 연탄재.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세요. ^^

 

新舊의 조합

 

저 멀리 북악산인가요?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죠? 흠...^^

 

우리는 낙산공원쪽으로~

 

성곽길 따라 도보여행~ ^^

 

주택가도 지나갑니다.

 

한성대입구역 3번 출구로 들어가서~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로 나오면~

 

혜화문이 나옵니다. 전봇대에 아도행에서 만든 표지판이 있네요. ^^

 

혜화문.

 

 

 

성곽이 현대 생활 속으로.... 뭔가 느낌이 좀...

 

"잘 좀 달아주세요~" 손성일 대장님, 표지판 작업에 열심입니다.

 

성곽이었다는 흔적이 여러 곳에 남아 있습니다.

 

이 담도 성곽의 흔적이 있네요. 알면 보이고 모르면 안 보였을 것 같아요.

 

여기도~

 

여기도~.....

 

성곽을 복원한다고 하던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될까 궁금합니다.  

 

시대마다 성을 쌓는 기술이 다르네요. 후대로 갈수록 돌 크기가 점점 커집니다.

 

이제 한 5분의 1 정도 온 건가요? ^^

 

성곽이 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계속 오르막~

 

 

와룡공원에서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

 

성일 형이 이곳 닭도리탕이 맛있다고 해서... 반사적으로 찍어뒀습니다. ^^ 맛있는 음식점 알아두면 좋잖아요. ^^

 

삼청각이란 곳이라네요. 엄청 좋은 음식점인가봐요. ^^

 

여기는 성북구군요.

 

 

 

 

 

북악산 성곽길은 군사시설 보호 구역으로 신분 확인을 한 뒤 통과할 수 있습니다.

 

 

뿌옇네요. 저 멀리 남산이 보입니다. 저기까지 휘 둘러 가야지요. ^^

 

북악산 군사보호지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입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숙정문에 도착했습니다.

 

숙정문이 음기가 세다고 했나요? ^^

 

삼청각.

 

삼청각 뒤로 보이는 등산로입니다. 정자도 보이네요.

 

군사보호지역이라 그런지 철조망도 보이네요. 여기도 얼음이 있어요. 미끌미끌~

 

우아~ 멋지네요.

 

멋져서..셀카 한방!

 

여기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입니다. 정말 멋집니다! ^^

 

똑같은 장소에서 시야를 넓게~~ 찍어봤어요.

 

이번엔 자세히 들여다 봤어요. 그러고 보니 집들이 산을 점점 먹고 있는 것 같네요.  

 

청운대입니다.

 

청운대에서 바라본 시내 풍경입니다. 오른쪽으로 광화문 광장(?)이 보이네요.

 

저기까지 올라가야 북악산 정상에 들렀다왔구나 할 수 있습니다. ^^

 

오른쪽 봉우리가 북악산 정상입니다.

 

좀 더 가깝게 광화문 광장을 찍어봤습니다. 뿌옇네요.

 

북악산(백악산) 정상입니다.

 

경치 감상 중입니다. 대장님은 정상에 올라 앉아 무슨 생각을 할까요? ^^

 

 인상 펴세요. ^^ 안 그래도 멋진데.. ㅋㅋㅋ

 

창의문에 도착했습니다. 북악산 정상부터 아래까지는 주구장창 내리막입니다. 내려오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거렸습니다. 경사가 장난아니더군요.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윤동주 시인 공원이었던가.. 아마 공원 이름이 그랬습니다.

 

 

아도행의 국을 책임지고 나르고 계십니다. 저도 들어봤지만 묵직~했습니다. ^^ 플라톤님과 반장님.. 뒤풀이 때 같은 자리에 앉는 영광을 얻었죠. ^^

 

점심밥 맛나게 먹고 다시 인왕산을 향하여~ !!

 

 

 

저기가 학교 같은데...무슨 학교인가요? 아시는 분~~ 손! ^^

 

성곽이 뱀처럼 이어져 있습니다.

 

 

 

 

 

깨비님께서 소나무의 끈질긴 생명력에 대해 놀라워하셨죠. 뿌리가 바위를 반으로 가를 기세입니다.

 

남산이 보이네요.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

 

저기가 인왕산 맞죠? 계속 고고~~!

 

 

 

도보여행은 아름답습니다. ^^

 

오늘 표지판 작업 열심히 해주신 깨비님 뒷모습입니다. 그 앞에 가시는 분이 아도행 손성일 대장님. ^^

 

황토색의 성곽길. 복원한지 얼마 안 된 듯합니다.

 

종이상자 같네요. ^^

 

경복궁이 보입니다. 경회루도 보이네요. ^^

 

꾸불꾸불 성곽길이 보입니다. 여전히 뿌옇네요. 스모그가 원근감을 더해줍니다. ㅋㅋㅋㅋ

 

인왕산 꼭대기에서 성일 형과 함께. ^^ 길에서 만난 건 2년 정도 된 건가요? ^^ 아무튼 너무 반가웠습니다. ^^

 

이제 하산입니다. ^^

 

북악스카이웨이로 접어든거죠.

 

인왕산 꼭대기. 자세히 보면 아도새가 보인다는데, 어렵게 어렵게 찾았습니다. 사진에서는 안 보입니다. ^^

 

우리는 어디로 갔을까용~? ㅋㅋ

 

도보꾼의 장난감... 볼록거울 셀카 놀이~ ㅋㅋ

 

성곽 복원을 위해 공사 중입니다.  

 

 

남산타워가 좀 가까워졌네요. ^^

 

 

 

오늘 걸으면서 처음 만난 점빵이네요. 옥경이네 점빵! ^^

 

표지판 작업에 열심인 대장님. 깨비님이 많이 힘써 주셨는데,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

 

 

 

470년 된 은행나무랍니다.

 

 

1923년에 지어진 집.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더군요.

1923년 앨버트 테일러라는 미국인이 지은 서양식 주택이랍니다.

1919년 3·1 독립운동 때 유피아이통신을 통해 독립선언 사실을 전세계에 알린 사람이라고 하는군요.

건물 동편 아래쪽 초석(사진으로 보면, 왼쪽 하단입니다. 장독에 가려져 있어요.)에 "DILKUSHA 1923" 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참고로, 딜쿠샤(DILKUSHA)란 인도어로 "행복한 마음", "이상향" 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이상은 야무님의 글을 호크아이님이 옮긴 것을 제가 또 옮겼습니다. ^^)

 

홍난파 선생이 살던 집입니다. 지금은 구청에서 사들여 내외부를 정비하여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고 하네요.

아쉽게도 이날은 휴무라 문을 잠궜더군요.

 

 

 

성곽의 흔적.

 

서울특별시 교육청입니다.

 

저 골목으로 들어가면, 맛집이 꽤 있었는데, 재가발이 된다고 하네요.

 

강북삼성병원을 지나 정동길로 접어듭니다.

 

정동길입니다.

 

저와 인연이 있는 창덕여자중학교입니다. ^^

 

쉬는 날이라 교문이 닫혀 있네요.

 

작년에 캐나다 어린이 도서전이 작게 열려 방문했었던 캐나다 대사관.  

 

대장님의 걸음이 빨라졌습니다.

 

걷다가 대장님이 발걸음을 멈추고 설명합니다. "저기에도 성곽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흰 건물 오른쪽으로 정말 성곽의 흔적이 있네요! ^^

 

서대문 로터리. 고가가 옷을 갈아 입었네요. 리모델링했답니다.

 

성곽의 흔적을 복원하고 정비하였답니다.

 

 

 

여기도 신구의 조화군요.

 

남산이 지척입니다. ^^

 

한창 복원 중인 남대문입니다.

 

서울역쪽으로 걸어서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아랑곳하지 않고 셀카 한 방!!

 

남산을 오릅니다. 저 앞에도 성곽을 복원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입니다. 

 

어린이 도서관이죠?

 

마지막 고비입니다. 남산을 오릅니다.

 

계단의 연속! 그래도 발걸음은 힘찹니다. ^^

 

걷다가 풍경 한 컷!

 

두 컷!

 

셀카! 좀 지쳐 보이네요. ㅋㅋㅋ

 

드디어 남산 꼭대기에 올랐습니다. 기념으로 타워 찰칵!

 

인증샷!

 

해오름극장(국립극장)쪽으로 내려갑니다. ^^

 

어려운 고비 다 넘겼다고 하니 신났나 봅니다. ^^

 

 

성곽의 흔적입니다. 원래는 성곽이었다는 걸 표시해 놓았네요.  

 

성곽을 기준으로 중구와 용산구가 나뉘나 봅니다. ^^

 

 해오름극장에 도착. 

 

한국자유총연맹 건물 옆으로 걸어갈 겁니다.

 

성곽의 흔적.  

 

한국자유총연맹 건물 지붕입니다. 구멍이 뻥~ 뚫려 있네요.

 

 

신라호텔이 보입니다.

 

 

주택가에도 성곽의 흔적이 남아 있어요.

 

이 근처에 수구문이 있었나 봐요. 아직도 그 이름을 이어가고 있네요.

 

새 성곽.

 

 

광희문에 도착했습니다.

 

성곽의 흔적. 남일스포츠 왼쪽으로 담벼락 보이시죠? 그게 성곽입니다.

 

동대문이 가까워졌습니다! 반가워요. ^^

 

두산타워입니다. 이제 서서히 어둠이 내리네요.

 

드디어 동대문이 보입니다. 감격스럽습니다. ^^

 

교통질서를 지키기 위해 3미터도 안 돼 보이는 횡단보도를 무단횡단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아도행 여러분들. ^^ 

 

종착지 동대문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사진입니다. 이곳에서 완보증을 받았습니다.

뿌듯했죠~ 정말!! ^^

이 길을 제가 걷기까지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으셨을 줄 압니다. 그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출처 : 흙이와 길이
글쓴이 : 흙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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