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코오롱스포츠 삼남길 개척단 5기 koro40님의 후기입니다.
라온길에서 미래의 길을 생각하다.
이번에 코오롱에서 실시하는 삼남길 루트 개척단 5기에 도전했답니다.
등산과 걷기여행을 너무나 좋아하는 저로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였지요.
많은 분들이 응모해 주셨기에, 경쟁률도 상당히 높았구요.
막상 당첨이 되었을 땐 정말 기뻤답니다.
삼남길은 전남 해남을 시작으로 강진, 나주, 과주, 전북 완주, 익산, 충남 논산, 공주, 천안,
경기 팽택, 수원, 서울 나태령, 남대문까지 1,000리에 이르는 국내 최장거리 트레일퉈킹 코
스로 조선시대 10대 대로 중 가장 긴 우리나라 대표 도보 코스입니다.
이 길은 한반도의 동맥과 같은 길입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용도는 군사길입니다. 이 길
을 통해 관리들을 임지로 파견하고 군사도 이동시켰다고 합니다. 진상품도 이 길을 따라
이동했고, 과거를 보거나 장사를 위해 한야으로 간 길 역시 삼남길 입니다.
이 길은 아품의 길이기도 합니다. 중앙 관리가 제주도 유배지로 귀양을 갈 때도, 임진왜란
때는 왜구들 역시 침략을 위한 요로로도 이용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길입니다.
해남에서 서울까지 이어진 이 길은 통일이 되면 의주대로를 따라 신의주를 거쳐 중국
유럽까지 뻗어가는 ‘아시안 하이웨이’입니다.
그럼 손성일대장님과 함께 했던 삼남길의 개척의 생생한 현장으로 같이 떠나 보실까요?
2월 26일 토요일 11시 집결지인 광주역으로 가기 위해서 성남에서 광주까지 버스로 이동했답니다.
토요일이라 조금 붐빈탓에 조금 늦게 택시를 타고 갔지요.
전화를 드리니까 천천히 오라고 해 주시네요.
버스에 도착하니 맛있는 점심 도시락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지난 4기까지는 김밥이었는데, 이번 5기부터는 도시락으로 바꾸어 주셨답니다.
코오롱 트렉킹화와 더불어 삼남길 기수에게 주어진 예쁜 버프 선물입니다.
이 안에는 걷다가 배고프면 먹으라고 간식까지 챙겨 주셨네요.
우리를 삼남길로 안내할 버스입니다.
삼남길에 동행하게 되어 너무나 기뻐하는 JJ입니다.
저희는 부부 이전에 항상 이렇게 붙어다니는 여행친구랍니다.
본격적인 도보길에 오르기 전에 도암면 복지 회관에 잠시 들러 봅니다.
여기서 마을주민들이 짚신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계셨는데,
이 짚신은 바로 삼남길의 상징이랍니다.
유럽의 산티아고 길에서 조가비가 도보 여행자의 증표이듯이
나중에 삼남길을 걷는 도보 여행자들은 배낭에 이렇게 짚신을 매달고 떠나게 됩니다.
삼남길을 종주하고 나면, 짚신을 태우며 소원을 비는 행사도 한다고 하는 군요.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5기 개척단을 실은 버스가 어디론가 떠납니다.
저희가 개척한 길은 강진에서 시작하는 삼남길 2코스의 1구간이었는데,
목표지점에 도착해서 삼남길을 개척할 장비를 챙겼습니다.
각각 페인트조, 실리콘조, 리본조로 팀을 나누었답니다.
저는 리본조에 손을 들었는데,
둘째날 비가 와서 리본조의 활약이 대단했답니다.
제가 매단 리본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네요.
주황색리본은 황톳길을, 초록색 리본은 숲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누군가가 이 리본을 보면서 삼남길을 찾아 걸어가는 상상을 해 봅니다.
우리의 삼남길을 전두 지휘하시는 손성일 대장님이십니다.
그분의 길에 대한 열정은 정말 대단하십니다.
옆에 있는 누구든지 바로 전염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계시지요.
저희 개척단원들은 손성일 대장님이 많게는 20번 이상을 다 다녀보시고,
확정된 길을 가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로드 플래너라 아니 할 수 없네요.
비스듬히 연장가방을 메고 가는 늠름한 5기 주자분들이십니다.
황야의 건맨같이 보이기도 하네요.
아직은 이른 봄이라 논밭의 풍경은 황량하지만, 5기단 여러분들은 씩씩하게 삼남길을 개척해 나갔답니다. 푸른빛이 올라오고 있는 농톳길을 걷는 기분....정말 좋았답니다.
조금은 이르지만 야생화도 피어 오르고, 목련꽃도 수줍게 움을 틔웠답니다.
삼남길 5기단 여러분들이 수고해주셔서 매단 리본과 페인트 이정표입니다.
우리의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나중에 이 삼남길을 완주하리라 믿습니다.
1코스에서는 바닷바람을 많이 쐬면서 걸었다고 하시더군요.
이번 2코스에서부터는 내륙으로 들어가서 숲길과 농로길을 많이 걷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번씩 숨은 비경을 보여주기도 하네요.
길을 걷다가 도보 여행자들은 한숨을 돌리고 바다를 바라보겠지요.
삼남길 안내 이정표를 실리콘을 가지고 붙이고 있습니다.
서울쪽 방향은 초록색, 해남쪽 방향은 주황색입니다.
나즈막한 흙길을 걸어가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제가 직접 멘트를 쓰고, 나무에 부착한 삼남길 이정표입니다.
누군가가 이 길을 걸으면서 " 여러분의 꿈을 이루어 주는 길" 이란 제 멘트를 보시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바닥을 빗질을 하고 페인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스프레이로 작업을 했지만, 5기부터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페인트로 작업한다고 합니다.
아직은 봄이 오지 않아서 황량하지만, 삼남길 리본이 한줄기 피어났습니다.
삼남길을 가는 도중에 예쁜 마을을 지나가 봅니다.
담벼락에 삼남길 이정표를 붙이는 손길이 분주하네요.
마침 씨감자를 심고 계시던 마을 주민아저씨가 왠일로 젊은 사람들이 가득 몰려다니는지
궁금해 하십니다.
손성일 대장님은 친절하게 이 길을 만드는 취지를 설명해 주십니다.
마침 마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셔서 그런지 기뻐하시는 눈치입니다.
오후로 접어들자, 오늘 걸어갔던 길 중에서 가장 예뻤던 실개천을 따라 걷는 강둑길입니다.
이 길이 너무 예뻐서, 이번 5기 길이름을 강둑길로 하자고 한참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이른봄의 황량한 풍경도 좋은데, 갖가지 꽃들이 만발하는 계절이 오면 얼마나 예쁠까
상상해 봅니다.
꼭 다시 이곳에 와야겠습니다.
배고픈 삼남길 개척단을 맞이해 준 보은 식당입니다.
우왓, 대단합니다. 남도의 풍성한 진미가 밥상에 가득합니다.
하루종일 도보를 하면서 작업을 해서 그런지 밥맛이 꿀맛입니다.
하지만 이 다양한 남도의 밥상에서 모두들 즐겁게 식사에 임합니다.
떡갈비에 장어구이까지....정말 맛있게 먹었답니다.
4인 한상에 6만원이니까, 1인에 15,000원 입니다.
나중에 이곳에 들르실 예정이면 보은식당을 꼭 이용해 보셔요.
삼남길 개척 2일차에는 오전부터 비가 왔답니다.
미리 준비해 주신 고어텍스 비옷을 입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비가 와서 작업이 더디긴 해도, 봄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시간은 생각보다 즐거웠답니다.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다가 이렇게 봄비가 오면, 농부들도 기뻐하고, 나무들도
새롭게 소생할 듯 합니다.
열심히 리본작업을 하고 있는 신은실 대원입니다.
동생 신은총님과 같이 오셔서 정말 열심히 하셨답니다.
항상 웃는 얼굴로 분위기를 밝게 해 주셨지요.
삼남길 2코스 1구간 가는 길에는 다산 정약용의 딸이 시집간 곳인
명발당도 위치해 있습니다.
비가 와서 자욱하지만, 옛날 고택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마을 어귀 골목 골목 마다 저희가 매달아 놓은 리본이 예쁘게 달려 있네요.
이곳으로 도보 여행을 오신 분들이 길을 잃고 헤메지 말아야 할 텐데요.
마지막으로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청자골 식당이었답니다.
강진은 예전부터 청자가 유명한 고장이었다고 해요.
맛있는 남도 음식을 청자에 담아 먹으니, 휠씬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갖가지 남도진미로 가득한 식탁, 너무 먹음직스럽지요?
예쁜 우산을 쓰고, 신은실, 신은총 자매가 걸어가고 있네요.
젊은 날 이런 추억들은 두고 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둘째날에는 비가 와서 많이 힘들었지만, 코오롱의 트렉킹화 덕분에 즐겁게 다녔답니다.
고어텍스라서 전혀 비가 새지 않았고, 즐겁게 도보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답니다.
역사적인 삼남길의 5기 주자로서 임무를 완성한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지금은 1코스 해남의 길을 지나, 2코스 1구간인 라온길은 작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시간이 지나 서울까지 이어지는 삼남길이 완성이 되고,
통일이 되어, 그 길이 어어져 신의주까지 연결되면,
중국, 인도, 파키스탄, 터키, 유럽에 까지 이르는 유라시아 대 장정이 완성될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이 뜻깊은 길을 걷고자 전세계의 도보 여행자가 우리나라를 찾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봅니다. 유럽의 산티아고 길을 능가하는 세계의 중심 유라시아대륙을 횡단하는
대 장정이 바로 이곳에서 출발하는 것이죠.
아마도 손성일 대장님은 이런 꿈을 가지고 계신 것이겠죠?
저도 그 꿈이 결코 헛되지 않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도 그 길을 꼭 다시 가고 싶구요. ^^
그 작은 시작을 같이 했던 삼남길 개척단 5기 여러분
만나서 정말 반가웠구요. 제가 말주변도 없고, 그리 재미있는 사람이 못 되어,
조금 더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해서 아쉽네요.
2구간가 코스가 완성되어 다시 모이는 날까지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