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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매일경제-[Life & Fun] 대한민국서 가장 걷기 편한 1천리 `삼남길`

코리아트레일 2012. 10. 1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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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Fun] 대한민국서 가장 걷기 편한 1천리 `삼남길`
경기 수원~오산 구간
산 넘었더니 들·도심…잘 차려진 길의 잔칫상
10월10일(수) 매일경제 신문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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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일 대장(왼쪽)과 개척단이 경기 삼남길 5코스를 답사하고 있다.<사진 제공=코오롱스포츠>

역전의 용사, 아니 `삼남길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해남 땅끝 마을에서 서울 숭례문까지 장장 500㎞, 대한민국에서 가장 길고 걷기 편한 `삼남길`을 만들겠다며 매일경제신문과 코오롱스포츠가 의기 투합한 지 무려 3년 만이다.

길은 변하지 않는다. 타박타박 걸어주고, 밟아주는 대로 윤이 나고 길이 든다. 마찬가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년. `삼남길` 총감독인 `로드 플래너(Road planner)` 손성일 대장(42)도 변한 게 없다. 1년 365일 중 250일 이상을 길에서 살고, 길에서 잠 드는 이 남자. 명함에다 아예 대한민국 최초 `로드 플래너`라고 당당히 새기고 다니는 이 남자. 여전히 길에 미쳐 있다.

◆ 리듬이 담긴 경기 삼남길 5코스

"해남부터 강진 영암 나주 광주 장성까지 전라권 233㎞ 개척을 벌써 끝냈어요. 지금은 충청권 개척에 앞서 경기도 삼남길 5구간을 먼저 오픈합니다. 13일이 개통식이에요. 정말 총알같이 빠른 템포죠?"

말은 쉽게 해도 기자는 안다. 삼남길은 지자체들이 앞다퉈 `뚝딱` 만드는 전시성 길이 아니다. 개척단이 땀으로, 몸으로, 밀고 나가 만든 길이다. 조선시대 10대 대로 중 가장 길었다는 도보길을 철저히 고증했고, 도로가 생겨 걸어다닐 수 없는 코스는 가장 멋진 우회 흙길을 다시 발굴해 만들고 있다. 길에 미친 이 남자, 전라권 233㎞ 개척을 위해 걸은 거리만 2만㎞가 넘는다.

손 대장은 잘라 말한다. 삼남길 발굴은 길을 찾는 과정이 아니다. 잔가지처럼 주변에 퍼져 있는 다양한 길을 다 쳐내고 가장 걷기 편한 길, 딱 하나를 발견하는 길이라는 것. 그러니 왕도가 없다. 1㎞ 잘 닦인 코스 발굴을 위해 10㎞, 아니 100㎞를 걸을 수밖에 없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뒤, 길에 미쳐버렸던 2006년 8월부터 그렇게 만 6년간 걸은 길이 3만㎞에 달한다. 1년에 5000㎞꼴이다. 게다가 GPS에 찍힌 공식 기록이다. 그냥 평소 걷는 비공식 기록까지 합치면 이 숫자의 열 배는 걸었다는 의미다. 지구 한 바퀴 4만2000㎞를 걸어서 다닌 셈이다.

"이번에 개통하는 경기권 길은 아기자기해서 좋아요. 역사, 문화, 거기에 멋진 풍광까지. 딱 이게 삼남길 스타일이죠(웃음)."

아닌 게 아니라, 삼남길 경기 구간은 음계를 밟는 것처럼 리드미컬하다. 1구간 서호천길(골사그내~서호공원입구, 7.1㎞)이 `도`음을 내며 진중하게 분위기를 잡고 2구간 중복들길(서호공원입구~배양교, 7㎞)이 `레`음으로 고조시킨다. 화성시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화성 효행길(배양교~세마교, 6.8㎞)은 `미`처럼 믿음직한 구간이다. 이어지는 독산성길(세마교~세교지구 6단지, 7.2㎞)은 임진왜란 당시 독산성을 호령했던 권율 장군처럼 주변 풍광을 보며 한 템포 쉬어가는 길이다. 반음 낮은 `플랫`음 `파`처럼 잠깐 쉬어가며 숨을 고른다. 맑음터 공원까지 뻗어 나간 오나리길(세교지구 6단지 앞~맑음터공원, 5.3㎞)은 도심길이다. 현대적인 느낌이 가득한 `솔`음처럼 톡톡 튄다.

손 대장이 이 구간을 오간 횟수만 무려 20여 번. 지난 5월부터 4개월여에 걸쳐 매일같이 1박2일 코스로 다녔으니 손바닥 보듯 루트가 훤하다. 그 역시 트레일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길이라고 극찬한다.

"경기 삼남길 전체 구간은 5코스입니다. 전체 30㎞가 조금 넘습니다. 가만히 발음만 해봐도, 아름다운 길임을 느낄 수 있죠."

서호천길, 중복들길, 화성효행길, 독산성길, 오나리길. 정말 그렇다. 혀 끝에 길을 올려만 놓아도 통통 그 리듬이 느껴진다. 개별 길들은 독특한 소리를 내지만 각 음들은 또 절묘하게 어우러져 화음을 만들어 낸다.

재미를 더하기 위한 장치도 있다. 전체 코스를 아우르는 지도를 담은 `여권`도 만들고 각 코스에서는 스탬프를 찍어준다. 스탬프 다섯 개를 모두 받으면 특별 보너스도 있다.

◆ 열린 삼남길…통일 후엔 `아시안하이웨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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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길은 이런 식이다. 제주 올레나 지리산 둘레길처럼 한 바퀴 휙 도는 원형의 폐쇄된 길이 아니다. 아래론 제주에서 막히지만 위로는 끝없이 뻗어간다. 통일만 되면, 의주대로를 따라 신의주를 거쳐 중국과 유럽까지 뻗어가는 `아시안 하이웨이`로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경기 삼남길도 예서 멈추는 게 아니다. 내년 상반기면 평택까지 뻗어간다. 의왕, 과천 구간도 복원되고, 서울 구간도 다듬어진다. 경기권 전체를 아우르는 삼남길의 총길이는 대략 120㎞. 손 대장은 이 전체 구간을 한 달 정도에 종주할 수 있는 코스로 개발하고 있다.

삼남길의 완성은 2015년으로 보고 있다. 내년 경기권 전체 구간이 개통된 뒤 충청권 복원이 이어지고, 최종적으로는 전라도 삼례에서 경상도 통영간 구간을 추가로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충청 경상 전라를 걸어서 갈 수 있는 명실상부한 삼남길이 탄생하는 셈이다.

삼남길은 열린 길이기도 하지만 평등한 길이기도 하다. 전문적인 용어를 빌면 트레일 코스다.

같은 종류의 걷기지만 등산과는 다르다. 등산이 수직적이라면 트레일은 수평적인 걷기다.

"누구한테나 열려 있고,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길로 만들자는 게 핵심입니다. 그래서 길 발굴 때도 갈래길이란 갈래길은 일단 다 들어가 봅니다. 그중에서 가장 편한 길을 찾아내는 거지요."

과정이 중시되는 길이라는 것도 매력적이다. 사실 등산은 목표 지향주의다. 기어이 정상에 올라야 한다. 당연히 목표 중심일 수밖에 없다. 걷기는 정반대다. 그냥 생각나면, 그 길로 들면 그만이다. 목표도 없다. 그저 걸으면 된다. 힘들다고 쉬었다 가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 없다. 걷다 지치면 길을 벗어나면 된다.

오는 13일 경기권 삼남길 개통식이 끝나면, 그 길을 제대로 느껴보는 체험단 모집도 진행한다. 손 대장이 운영하는 `아름다운 도보여행(www.beautifulwalking.net)` 카페에 신청만 하면 된다. 그는 이 카페를 지난 5년간 운영하고 있다. 매번 길 나들이를 나갈 때마다 자발적으로 1000원씩 모금을 했고, 기부를 하고 있는데 그렇게 모인 금액만 2500만원에 달한다.

길의 휘어진 곡선이 여성의 S라인보다 예쁘다며 길과 사랑에 빠졌다던 손 대장. 그런데 그가 최근 진짜 사랑에 빠졌다. 길에서 결혼할 여자를 덜컥 만나버린 것이다. 길 발굴이 어려울까, 연애가 어려울까.

"연애가 훨씬 어렵죠. 길은 배신하지 않거든요. 가꿔주고, 다듬어준 대로 그대로 돌려주는 게 길이에요. 근데, 연애는, 어휴, 주고 또 줘도…."

인상은 써도 기자는 안다. 그는 빵점짜리 남친이다. 어떤 여자가 길에 미쳐 일년 365일 중 3분의 2 이상을 길에서 보내는 남자를 좋아할까.

※ 공동기획=매일경제신문ㆍ코오롱스포츠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조선시대 ‘삼남길’ 13일 열린다

[중앙일보] 입력 2012.10.10 00:11 / 수정 2012.10.10 01:08

수원 ~ 화성 ~ 오산 33.4㎞ 구간
경기도, 역사문화 탐방길로 복원

조선시대 한양과 충청·전라·경상도를 연결했던 ‘삼남길(三南路)’이 복원된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삼남길의 수원~화성~오산 구간 복원을 마치고 오는 13일 수원 서호공원 광장에서 개통식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삼남길은 남태령을 지나 경기도를 거쳐 충청도, 전라도(해남), 경상도(통영)를 연결하는 길이다. 조선시대 10대 대로 가운데 가장 긴 도보길이다.

 이 길은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능(융릉)을 찾았던 원행길이기도 하다.

 이번에 개통되는 길은 수원∼화성∼오산 구간 총 33.4㎞다.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1억3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해당 지자체들과 삼남길 코스를 개발했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이자 지리학자인 여암 신경준(1712~1781) 선생이 저술한 『도로고(道路考)』 속에 고증된 옛 삼남길의 원형을 최대한 따르면서 도보객들의 안전성과 쾌적성을 반영했다.

 특히 정조대왕의 효성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수원 지지대비와 화성 용주사, 오산 독산성·세마대지 등을 지나기 때문에 역사문화 탐방길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출처 : 아름다운 도보여행
글쓴이 : 손성일[손성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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