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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도행]“걷는 여행에 마음, 영혼, 역사를 함께합니다” - 스카이데일리

코리아트레일 2015. 3. 23. 16:47



삼남길 홈페이지/삼남길 페이스북

 

“걷는 여행에 마음, 영혼, 역사를 함께합니다”

[아름다운 도보여행]세계 어디든 걷는다…선비들의 과거길 ‘삼남로 600km’ 개척도......

김인희기자(ihkim@skyedaily.com)

 

요즘 동호회는 관심분야에 따라 점점 더 세분화·다양화되는 트렌드다. 짧은 기간 가볍게 즐기기보다는 장기간 온라인·오프라인 활동을 지속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면서 회원 수도 늘고 전문적 정보를 축적할 수 있게 됐다.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에서 수많은 동호회가 생겨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던 과거의 경우와는 많이 달라진 형태다. 이제는 체계적이고 규모가 큰 동호회가 늘고 있다. 또 동호회는 단순히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재능 기부, 문화 창조, 사업 연계 등으로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온라인 카페로 시작해 사단법인이 된 ‘아름다운 도보여행’이 그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도보여행’은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실제 만나 즐기면서 동시에 기부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또 전국을 누비며 국내 장거리 트레일 워킹코스를 직접 만들어가는 사업까지 펼치고 있다. ‘아름다운 도보여행’은 이런 활동 덕에 인터넷 카페·동호회에서 사단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이곳의 손성일 대표(45)는 동호회를 만들기 전 스페인의 ‘산티아고’를 다녀왔다. 그는 2000년 역사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깊은 인상을 받아 국내 최초로 로드플래너가 됐다. 로드플래너(Road Planner)란 걷기 여행 코스를 개척하는 사람을 뜻한다. 손 대표와 ‘아름다운 도보여행’ 회원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활발하게 도보 여행을 하고 있다. 최근 회원들은 홍콩 트레킹을 앞두고 설렘에 가득 차 있었다. 스카이데일리가 ‘아름다운 도보여행’ 회원들을 만나 걷는 즐거움에 대해 들어봤다. 

 

 

▲ 2008년 인터넷 카페로 설립된 ‘아름다운 도보여행’은 휴일·평일 도보, 국내외 도보, 해외 트레킹 등 다양한 도보여행을 즐기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스페인의 ‘산티에고’를 한국에도…후세들과 ‘삼남길’ 나누는 것이 꿈

‘아름다운 도보여행’(이하 ‘아도행’)은 도보여행 동호회이자 사단법인이다. 국내외를 아우르는 다양한 도보여행 정보를 갖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들은 단순히 도보여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길 위에서 역사를 되새기고 기부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2008년 4월 포털사이트 ‘다음’의 인터넷 카페로 설립된 ‘아도행’은 현재 2만5894명의 회원이 온·오프라인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동호회의 도보 여행은 휴일·평일 도보, 국내외 도보, 버스·기차 1박 도보, 중기·장기 도보, 답사도보 등으로 나눠져 있다.
도보여행은 한 달 평균 20~30번씩 다녀왔다. 날씨가 좋은 봄에는 평균 50번씩 진행됐다. 참가 회원 수는 최소 10명에서 최대 60명까지 참여했다.

 

▲ 아름다운 도보여행은 다양한 국내외 도보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다양한 도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사진은 지난 1월 열린 ‘평화누릿길 1코스 염하강 철책길’ 도보여행 모습 [사진=아름다운 도보여행]

대표적인 도보 코스는 국내의 경우 한강, 과천 둘레길, 남산길, 서울 둘레길, 북한산·관악산 둘레길 등이 있다. 해외로는 홍콩 트레킹, 일본 쓰루기산, 큐슈 등이 있었다. 트레킹(Trekking)은 목적지가 없는 도보여행 또는 산·들과 바람 따라 떠나는 사색여행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손성일 대표는 카페를 만들기 이전 여러 번의 국내외 도보여행 경험이 있었다. 그는 해외로 떠나기 전 우리나라를 먼저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임진강, 통일전망대, 부산, 목포, 서울, 제주도 등을 먼저 걸었다. 이후 도보여행지로 유명한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을 다녀왔다.
손 대표는 “산티아고는 2000년 된 길인데도 너무 좋았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며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을 대표하는 도보길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름다운 도보여행’ 동호회 개설과 동시에 ‘삼남길’ 개척을 시작했다. ‘삼남길’은 조선시대의 삼남대로를 말한다. 삼남대로는 한양에서 충청, 호남, 영남 등 3남으로 이어지는 1000리 길이다.
당시 삼남대로를 따라 관리들이 임지로 이동했고 선비들은 과거를 보러 한양에 왔다. 진상품이 이 길을 따라 갔고 상인들의 이동 경로이기도 했다. 현재 삼남대로는 길의 원형을 잃어버리거나 훼손된 곳이 많아 ‘아도행’이 이를 새로 개척하고 있다.

 


▲ 회원들은 단순히 도보여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길 위에서 역사를 되새기고 기부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삼남길 3코스 모락산’ 도보 여행 모습 [사진=아름다운 도보여행]

손 대표는 “길은 세월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해남부터 서울까지 길의 변화를 반영한 21세기형 퓨전으로 만들 생각이다”며 “‘옛길을 찾아서 새 길을 걷는다’는 신념으로 길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삼남길과 국내 도보 문화 개척을 확대하려고 ‘아도행’을 인터넷 카페에서 사단법인으로 설립했다. ‘아동행’은 지난 2012년 4월 전라남도 14코스 230km, 2013년 5월 경기도 10코스 90km, 6월 충청남도 10코스 140km를 개통했다. 오는 4월에는 전라북도 100km 코스를 개통할 예정이다.
5월 1일이면 ‘아도행’이 삼남길을 개척한지 만 7년이 된다. 총 600km에 달하는 길을 개척하기 위해 주변으로 걸은 길만 1만km가 넘었다.
손 대표는 “삼남길은 길을 새로 내는 것이 아니다. 원형을 최대한 따르면서 여러 길을 직접 가본 후 길을 엮어 안전한 도보를 구성하는 것이다”며 길 개척 과정을 설명했다.
‘아도행’의 삼남길 개척은 코오롱스포츠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또 ‘아도행’ 자체 내에서도 활발한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들은 도보에 참여할 때마다 1인당 1000원씩 모금해 이를 ‘아름다운 재단’과 ‘삼남길’ 개척에 5:5로 기부했다. 동호회는 7년간 모아온 3000만원 상당의 기부금을 아름다운 재단에 전달했다.

▲ 손성일 대표는 스페인의 산티아고처럼 국내에도 역사를 이어갈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싶어 ‘삼남길’ 개척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길의 변화를 반영해 21세기 퓨전형태의 길을 만들겠다”며 “원형을 최대한 따르면서 여러 길을 직접 가본 후 길을 엮어 안전한 도보를 구성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데일리

손 대표는 “삼남길 개척을 시작할 때 100년, 200년 후를 내다봤다”며 “이 길이 계속 남아 역사를 이어가는 길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삼남길에 대한 손 대표의 애정은 각별했다. 그는 직접 개척한 ‘삼남길’ 위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 2013년 삼남길 코스인 남태령 옛길 위에서 아내 강주미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예복 대신 트래킹용 옷을 입었고 결혼식 행진은 삼남길을 걷는 것으로 대신했다. 또 손 대표는 자신의 무덤을 삼남길에 남기고 싶어할 정도로 길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삶의 터닝 포인트 ‘도보여행’…“몸·마음 모두 좋아졌어요”

기자가 ‘아름다운 도보여행’ 모임에 갔을 때 회원들은 ‘홍콩 트레킹’을 앞두고 설렘에 가득찬 모습이었다.
약 6년간 활동해 온 김명희(여·69) 회원은 제주올레길 여행을 갔을 때 걷기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어떻게 행복하게 지낼 지 고민하던 당시 ‘아도행’ 카페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생애 처음으로 일본 도보여행을 가기도 했다.
김씨는 “여행사 패키지는 영업이기 때문에 여행의 여유를 느끼기 어려웠다”며 “동호회 활동은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길을 걸으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 활동을 할수록 건강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 홍콩 트레킹을 앞두고 모임을 갖은 ‘아름다운 도보여행’ 회원들은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회원들은 동호회 활동 이후 건강이 좋아졌고, 도보여행의 구체적인 프로그램 계획과 카테고리 내용이 풍부해 적극 활동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위 사진은 김명희(왼쪽), 박순하 회원. 사진 아래는 권성욱(왼쪽)·정숙이 부부. ⓒ스카이데일리

초창기 멤버로 활동한 박순하(여·57) 회원은 등산을 다니다가 다리를 다쳐 인대가 파열됐었다고 했다. 그는 동호회를 알게 된 후 걷기 운동을 하면서 건강이 눈에 띄게 회복됐다고 전했다.
박씨는 “제대로 걷지 못했었는데 뛸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며 “주말에는 남편도 함께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과거 중국 태산 트래킹을 하면서 공자·맹자 유적지를 탐방했다”며 “단순히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길을 따라 유적지를 찾아 나서니 유익함을 느꼈다”고 답했다.
동호회에는 부부회원이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권성욱(남·45)·정숙이(여·42) 부부는 온라인 카페 활동을 해왔다가 이번 ‘홍콩 트레킹’이 첫 오프라인 활동이라고 했다.
정씨는 “건강에 좋은 트레킹을 긴 시간 참여하고 싶었다”며 “이번 9박10일 홍콩 트레킹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이어 부부는 ”홍콩을 단순히 여행하기보다는 트레킹을 통해 건강도 함께 좋아질 수 있어 즐거움이 배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췄다.
권씨는 ‘아도행’에 대해서 “동호회를 이끌어가는 손성일 로드플래너가 경험이 풍부하고 리더십 있어 회원을 포괄적으로 잘 이끌어가고 있다”며 “분명한 포부와 구체적인 계획, 카테고리 내용의 풍부함이 인상적이다”고 전했다.
이어 권씨는 “삼남길을 개척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깊고 인상적인 콘셉트다. 이 시스템이 잘 갖춰진다면 동호회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 된다”며 “새로운 사람이 왔을 경우 잘 적응하고 단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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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름다운 도보여행-삼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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