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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곽코스-이번주에 저도 이어서 가보겠습니다.

코리아트레일 2007. 4. 10. 11:40

낙산과 북한산으로 뜨문뜨문 이어진 서울성곽의 자취가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나부당~ 대략의 지도도 입수했겠다... 남은구간을 탐험해봐야징~~ 근데 북한산성쪽은 자전거타구 오를만 하려나?

 

 

한발 한발, 성곽 한 바퀴 서울의 역사가 속삭인다
[조선일보 2006-03-02 13:29]    

건축가 황두진의 '서울성곽 하루에 돌기'

[조선일보]

봄이다. 몸이 근질근질하면서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서울 성곽 답사를 권한다. 산을 4개 넘으면서 10시간은 걸어야 하는 이 ‘하드 코어 산책’을 나는 ‘건강 다이어트 도시건축 답사’라 부른다.

 

▲ 서울 성곽 돌기는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도시와 자연의 모습을 제공한다. 북악산 기슭에서 바라보는 서울과 남산에서 바라보는 서울은 왠지 같은 도시 같지가 않다.

 

▲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천지에 가득한 꽃과 나무의 향기에 취할 것이다. 애국가에 등장하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가 철갑을 두른 듯 서 있는 그 장관을 직접 보러 가자.

 

▲ 도시와 건축에 흥미를 느낀다면 역시 서울 성곽 답사가 제격이다. 동대문의 북적이는 시장통와 가슴 아픈 근대사 의 현장 정동, 아기자기한 골목길이 소박한 교남동과 창신동의 주택가, 서울 성곽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른다.

 

▲ 풍수, 혹은 동양철학에 매료되어 있다면 서울성곽은 살아있는 교과서다. 인왕산은 백호, 남산은 주작이다. 인의예지(仁義禮智) 중 예(禮)는 남쪽에 해당하며 그래서 남대문의 원 이름인 숭례문에 이 글자가 쓰였다.

 

▲ 이도 저도 아니고 그저 걷는 것이 즐거운 사람에게도 서울 성곽은 특별한 곳이다. 하루에 서울을 둘러싼 네 개의 산―북악산·낙산·남산·인왕산을 모두 넘는 코스를 돌면 2500㎉를 소모하게 된다.

 

서울 성곽은 어떤 의미에서 가장 서울 다운 역사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거대한 성이 여러 개의 산을 타고 넘으며 도시를 보호하고 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흔치 않기 때문이다. 총 연장 18,127m의 이 서울 성곽을 하루에 다 돌아본 이야기를 소개한다.

 

1. 오전 8:15 광희문에서 출발!


을지로와 퇴계로가 만나는 그 삼각형 땅에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축가인 김중업의 (구)서산부인과 건물이 있다. 지하철 2호선 동대문 운동장역 3번 출구에 있다. 이 건물 자리로 서울 성곽이 지나갔다. 여기서 길을 건너면 ‘시체가 나가는 문’이라 하여 시구문이라고도 했던 광희문이다. 광희문 남쪽의 주거지 곳곳에서 서울 성곽의 자취를 찾을 수 있다.

 

2. 오전 8:35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

오른쪽으로 장충체육관을 보면서 길을 건너면 서울 성곽이 끊어졌다가 다시 시작된다. 길 한쪽에는 주거지가, 그 반대쪽에는 서울 성곽이 나란히 달려가는 모습이 수 백 m 계속된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타워호텔에 이르면 성벽은 사라지며 여기서 국립극장 쪽으로 길을 건넌다.

 

3. 오전 9:00 성곽 따라 남산 꼭대기까지

지금은 차량통행이 제한된 남산순환도로를 몇 십 m 오르다 보면 남산배드민턴 클럽으로 오르는 문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성곽은 남산의 능선을 따라 힘차게 달려 오른다. 남산배드민턴 클럽에 이르면 성곽과 헤어져 우회하여 다시 남산순환도로를 타고 정상으로 오른다.

 

4. 오전 9:50 ‘엔(N)타워’로 다시 태어난 남산타워

남산타워는 얼마 전에 ‘엔(N)타워’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을 발 아래 굽어보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기분이 아주 일품이다. 주변의 봉수대, 팔각정, 그리고 케이블카도 눈여겨보자. 하산 길에 바라보는 서울 도심 너머로 북한산과 도봉산의 영봉들이 우뚝 솟아있는 모습 또한 놓칠 수 없다. 남산식물원은 일제시대에 경성신궁이 있던 곳이다. 한때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로 국회의사당 공사가 진행되었으나 5·16 혁명으로 중단되었다. 백범광장을 거쳐 힐튼호텔을 지나 남대문으로 내려온다.

 

5. 오전 10:25 남대문의 수문장 교대식

남대문으로 가는 내리막길에는 필리핀 노점상들이 많다. 남대문은 도로 속에 섬처럼 떠 있다가 얼마 전 인근에 공원이 조성되었고 수문장 교대식도 볼 수 있다. 남대문 일대는 20세기 초 서울 성곽이 가장 먼저 파괴된 곳이다. 그러나 상공회의소 등 인근 건물 주변에 아직도 성벽의 하부가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6. 오전 11:00 배재공원 거쳐 정동길로


지금은 없어진 서소문의 이름을 딴 서소문로를 건너면 정동이다. 새로 지은 러시아 대사관이 성곽이 지나간 길목을 막고 있어 배재공원을 거쳐 정동길로 우회한다. 정동교회를 지나 이화여고 교내로 들어서면 유명한 유관순 우물이 있고 거기서 조금 더 가면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풍기는 이화여고 야외 원형극장이 있다. 이 원형극장의 최상단 곡선을 따라 서울 성곽이 지나갔고 교내에는 무너진 성곽의 자취가 아직 남아있다.

 

7. 오전 11:30 점심 먹고 덕수궁 산책

이화여고 후문으로 나와 다시 창덕여중으로 향하는 골목길을 따라가면 서울 성곽의 자취가 남아 있다. 여기서 골목길을 따라 다시 정동길로 나온다. 근처에 식당에 많으므로 조금 이른 점심을 할 만 한다. 정동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쯤 해서 (구)러시아 공사관터나 경운궁(덕수궁) 쪽으로 발길을 돌릴 수도 있겠다.

 

8. 오후 12:25 홍파동 길가엔 홍난파 살던 집도

돈의문, 즉 서대문 역시 지금은 사라졌다. 이름의 의(義)는 방위상 서쪽이다. 새문안길을 건너 강북삼성병원을 지나 위로 올라간다. 이 오른쪽은 원래 경희궁이었지만 지금은 서울시 교육청 등이 들어서 있다. 이 구간에서 서울 성곽의 자취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끈기 있게 찾으면 홍파동의 다세대 주택 주차장 뒤로 서울 성곽이 비장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홍파동 길가에는 작곡가 홍난파가 살던 집도 남아 있다.

 

9. 오후 12:55 인왕산 구간 걸을 땐 철망 밖으로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인왕산 자락이다. 서울 성곽의 안팎을 다 걸을 수 있는 특별한 구간이지만 안으로 걸으면 길 끝이 철망으로 막혀 있으므로 밖으로 걷는다. 이 교남동 일대의 서울 성곽은 소박한 주거지와 어우러져 유난히 정감이 있다. 얼마 전까지 민가로 길 끝이 막혀 있었는데 최근에 서울 성곽 복원 공사를 통해 민가를 철거, 산책로가 조성되고 있다.

 

10. 오후 1:20 등산로 걷다가 뒤를 돌아보자

인왕산 등산로가 시작된다. 정상까지 거의 오르막이다. 등산로는 서울 성곽과 정확히 일치한다. 중간 정도에서 왼쪽을 보면 인왕산 선바위가 보인다. 가끔 발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자. 장엄한 서울의 모습이 펼쳐져 있을 것이다. 여기서 보면 서울 성곽이 아직도 도시를 지키고 있는 것 같다.

 

11. 오후 2:10 인왕산 정상에서 본 옛 서울

인왕산 정상. 옛 서울의 조형원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인근의 북악산은 손에 잡힐 듯이 가깝고 경복궁에는 기와지붕의 파도가 넘실댄다.

 

12. 오후 2:20 탕춘대성으로 가는 길

정상에서 내려오다 보면 서울 성곽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또 다른 산성, 즉 탕춘대성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상명대학교 근처의 홍지문과 오간수문이 이 탕춘대성의 일부다.

 

13. 오후 2:50 창의문에서 삼청동 계동산길로

인왕산길을 따라 창의문에 도착, 근처의 유명한 에스프레소 카페에서 잠시 피곤한 발걸음을 멈춘다. 여기서부터의 북악산 구간은 아쉽지만 입산금지다. 다행히 2007년까지 완전 개방을 한다고 하므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넓게 우회하여 청와대 광장으로 내려와 경복궁 북쪽 담을 따라 총리공관을 지나 삼청동으로 넘어간다. 거기서 감사원을 끼고 올라가는 길을 계동산길이라고 한다. 계동산길에서 내려다보면 창덕궁과 종묘의 녹지가 거대하게 펼쳐진다. 마치 용의 등을 타고 노는 기분이다.

 

14. 오후 4:00 성북동이 한눈에… 산책하기 좋아

계동산길 끝에 이르면 성북동으로 넘어가는 터널이 있고 다시 서울 성곽을 만난다. 성북동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같은 이 길은 경치도 좋고 성곽의 높이도 나지막해서 아기자기하다. 유난히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도 한다. 이 동네 사람들은 복도 많다.

 

15. 오후 4:20 끊어진 성곽, 맛집이나 들러보자

과학 고등학교 뒤에서 성곽은 일단 끊어진다. 이 길가에는 유난히 식당이 많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돈가스를 파는 기사식당, 맛집으로 소문난 ‘마전터’ 등이 있다. 경신고등학교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학교 담장아래에 서울 성곽이 깔려 있다. 계속 걷다 보면 연립주택 단지, 그리고 한남동으로 이전이 추진 중인 서울시장 공관이 모두 서울 성곽 위에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16. 오후 4:30 동소문 도착, 대학로나 삼선교 방향 중 선택

혜화문, 즉 동소문에 도착. 원래 자리에서 약간 옮겨서 복원하였다. 이 일대를 동소문동이라 부르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서 성곽은 길 건너로 이어지지만 거기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우회로가 있다. 하나는 대학로를 거쳐 올라가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반대편 삼선교 쪽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주거지와 어우러진 재미있는 경관은 삼선교 쪽이 더 좋다.

 

17. 오후 5:05 낙산공원에 오니 해가 서산에


낙산공원이 서울 성곽의 일부임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가장 대대적으로 복원되고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구간이기도 하다. 하루 종일 따라다니던 해가 드디어 서산에 걸려 있다. 석양 속에서 서울을 바라보며 근처 가게에서 사온 음료수로 목을 축인다. 눈을 들어 북쪽을 보면 삼각산의 이름을 제공한 백운대와 인수봉, 그리고 만경대가 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 도봉산의 삐죽삐죽한 영봉들이 버티고 서 있다. 낙산 인근은 싸고 맛있는 냉면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18. 오후 5:30 긴 여정의 끝에서 만난 동대문

서울의 물은 청계천에서 합수하여 동쪽으로 빠져나간다. 동쪽이 지세가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대문의 원 이름인 흥인지문에는 약한 지세를 보완하기 위해서 용의 형상인 지(之)자를 넣었다. 긴 여정의 끝에서 만나는 동대문은 애틋하고 반갑다. 주변의 동대문 시장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와도 같다. 서울에서 가장 활기 있는 곳의 하나다. 이쯤 되면 배도 슬슬 고프게 마련인데 동대문 시장 일대의 포장마차들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이다. 그 유혹에 기꺼이 나를 맡기자. 참고로 동대문은 동대문구가 아닌 종로구에 있다.

 

19. 오후 6:20 10시간 만에 다시 광희문 도착!

동대문 운동장을 따라 돌아 길을 떠난 지 거의 10시간 만에 다시 출발지인 (구)서산부인과 건물로 돌아온다. 길 건너 광희문이 어둠 속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다. 다리가 아프고 봄볕에 얼굴도 그을렸다. 그러나 왠지 이제 서울이 정말 내가 사는 동네인 것 같다. 몸과 마음으로 하는 서울 사랑, 서울 성곽 답사는 그 시작이다.

자신을 ‘서울의 건축가’라고 소개하는 황두진(42)씨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현재 건축 사무소도 서울 통의동에 있다. 황씨가 건축가의 눈으로 서울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해 쓴 책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해냄)에 ‘서울 성곽, 하루에 다 돌기’가 자세하게 나와 있다.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
황두진 지음/해냄(네오북)
신문에 난 서울성곽 하루에 돌기란 기사를 읽고 따라잡기를 해보기로 했다. 아파트 입구 근처에 있는 대문이 혜화문이고 그 주위로 성곽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한 의미에, 한바퀴 답사를 하는데 10시간 소요되고 2500 kcal를 소모하는 건강 하드코어 답사라는 기사에 흥미가 생겼다.

낙산, 흥인지문, 남산은 한번씩 가 본 곳이지만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는 지도를 보고 알게 댔다. 신문에 난 지도만 들고 한번에 돌기에는 쉽지 않아 보여 가보지 못했던 인왕산~청와대 앞길을 먼저 답사하기로 했다.

서울과학고등학교에서 성균관대 뒷길로 향해 오르다 보니 성곽 아래 쪽으로 창경궁의 모습이 살짝 보인다. 감사원 앞으로 내려와 삼청동, 청와대 앞을 지난 뒤 북악산을 끼고 북쪽으로 향했다. 청와대 옆에 2.12 사태때 북한 공비와 전투를 치렀던 자리를 기념하는 비석을 발견했다. 청와대 코 앞에까지 공비가 침투했었으니, 놀랍기만 했다. 조금 더 올라가니 북소문인 창의문을 만났다. 자하문이라고도 불리는데, 인조반정 때 반정군이 창의문을 통해 궁궐로 들어가 반정에 성공했다고 한다. 인왕산의 성곽을 따라 내려 왔어야 하는데, 입구를 놓쳐 인왕스카이웨이로 끝까지 내려 왔다. 다음 번 풀코스 답사를 대비할 겸 인왕산 자락 성곽의 남쪽 끝부분 접근 방법을 확인해 두었다. 서울시 교육청 옆으로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제대로 찾아가기 참 어렵다. 기사에 나온 것 처럼 '이 구간에서 서울 성곽의 자취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끈기 있게' 찾아 봐야 한다. 여기까지로 일차 답사를 마무리 지었다.

이번에는 10시간 안쪽으로 답사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아침 7시에 출발했다. 동소문인 혜화문에서 출발해 흥인지문을 지나는 코스로 성곽 전체를 하루에 답사를 시작했다. 낙산의 성곽은 성곽의 바깥쪽 모습과 인근 주택가의 경관을 볼기 위해 삼선동 방향으로 올라 갔다. 이 코스가 대학로 안으로 들어가 낙산 공원의 성곽 안쪽으로 도는 것보다 낫다.

흥인지문을 지나 장충단공원으로 향했다. 왕의 남자에서 육갑이가 죽어 나갔던 광희문을 놓쳤는데,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동대문을 지나서면서 성곽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장충체육관을 지나 신라 호텔 면세점 옆 골목으로 들어 가니 성곽이 다시 나타났다. 성곽을 따라 오르면서 보니 신라 호텔은 서울성곽을 담으로 활용 하고 있었다. 세종 때부터 성곽을 증개축할 때마다 달라졌던 축성 공법에 대한 안내도를 보면 성곽을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타워호텔에 이르니 성곽이 다시 사라졌다. 사라졌다기 보다는 성곽 자리를 허물고 타워호텔을 지었다고 보는게 맞다.

국립 극장 앞으로 해서 남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남산배드민턴클럽 방향으로 성곽이 이어져 있어 이리로 향했다. 경사가 꽤 심한데, 남산배드민턴 클럽을 끝으로 더 올라 갈수 없데 차단되어 있어 돌아 내려 왔다. 남산에 벚꽂이 정말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남산의 벚꽃은 우리나라 토종 수종이라는 안내문이 있긴 하지만, 극일을 외치면서도 벚꽃은 점점 더 많이 심는 것 같다. 남산도서관 앞을 지나고 힐튼 호텔 앞으로 내려 왔다. 힐튼호텔 앞에서 숭례문으로 향하는 내리막길 아래 쪽으로 성곽 흔적이 보인다. 남대문 시장에서 점심을 먹고 나니 11시 30분. 8시간 내에 답사가 가능해 보였다.

숭례문에서 시간이 맞아 수문장 교대식을 보고 통로 안으로 들어 가니 중앙 홍예문 천장의 용 그림이 눈에 들어 왔다. 왕의 남자에서는 이 통로 통해 서울로 입성을 했었다(육갑이 외에는 주인공 극중 인물 이름은 기억이 안남). 최근 보수 공사 중에 현 지반에서 아래 쪽으로 원래의 지반이 발견되어 관람할 수 있도록 시설을 해 놓았는데, 일제 강점기에 숭례문 중앙으로 전차를 다니게 하기 위해 지반을 높이는 강화 공사를 해 놓았다고 한다.

상공회의소,  이화여고를 지나 서소문으로 향했다. 창덕여중은 성곽의 흔적 위에 블록을 쌓아  담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동길을 지나 강북삼성병원 앞에 이르니 사대문중 유일하게 소실된 돈의문 자리임를 알리는 표지가 있었다.

강북삼성병원 옆길로 올라 서울교육청을 지나 첫째 골목을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갔다. 지난 번 사전 답사 덕에 어렵지 않게 인왕산 성곽 자락 초입을 찾았다. 초입에서 성곽의 우측 길로 올라 가다 철문으로 맊혀 돌아 내려 온 뒤 다시 왼쪽 길을 따라 올라 인왕산에 진입했다. 인왕산을 따라 축조된 성곽을 따라 올라가며 만나는 종로경찰서 의경들이 먼저 반갑게 인사로 맞아 주어 좋은 인상을 받았다. 인왕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복궁, 청와대의 모습은 꽤나 운치가 있었다. 서울 강북의 모습은 인왕산에서 보는게 제격인 것 같다.

인왕산에서 내려와 창의문에 도착했다. 북악산 뒷쪽으로 성곽이 북대문인 숙정문으로 이어 지는데 군사 보호 지역으로 더 이상 갈수 없다. 청와대 앞으로 내려와, 감사원, 삼청동, 성균관대 후문을 지나면 다시 성곽을 만나는 와룡공원에 이른다.

와룡공원에서는 북쪽으로 숙정문을 향해 성곽 바깥쪽으로 걸을 수 있는데 조용하고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이다. 삼청터널 위, 삼청각까지 성곽을 따라 걸을 수 있는데,  여기서부터는 다시 통행이 제한되어 있다. 와룡공원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다시 서울과학고 앞으로 돌아 왔다. 서울과학고로 이어지는 성곽 구간 중 어딘가에 '궁'의 채경이네 집 촬영지가 있다고 한다.

경신고등학교 뒷골목으로 들어 갔다. 역시 성곽 위로 학교 담장을 쌓았다. 골목의 여러 집들도 성곽위에 담장을 쌓았고 골목 끝의 서울시장 공관도 성곽위에 담을 높이 쌓았다. 그런데 아예 성곽을 없애 버린 집 들이 더 많아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다시 혜화문까지 돌아와서 시간을 보니 8시간이 걸렸다. 인왕산 코스가 다소 험하고 비도 맞았지만 하루에 돌기에는 대체로 무난했다. 완보의 의미보다는 6백 년 도읍의 정취를 발견했다는 의미가 더 크게 다가 왔다.

지금까지 지난 봄의 서울성곽 답사기를 기억을 되살려봤다. 북악산 뒷쪽의 성곽과 숙정문을 돌아 보지 못한 까닭에 미완의 답사인 셈이다. 숙정문은 토,일요일만 제한적으로 신청을 받아 갈 수는 있다고 하지만 전체 구간은 2007년까지 일반에게 공개된다고 하니, 이때 제대로 돌아 볼 생각이다.

 

서울 성곽(광희문)

장충단 공원에서 마지막 답사지인 광희문까지의 거리는 약 1Km가량 됩니다. 한국의 집에서부터 남산을 넘어서 이 곳에 오기까지는 5시간 이상을 걸어서 아마도 지치실 겁니다.

광희문(光熙門)은 조선시대에 축조된 서울 성곽의 사소문(四小門) 중의 하나입니다. 서울 성곽은 아래의 성곽 위치도에서 보시다시피 훼손된 구간이 많이 있습니다만, 계속해서 복원 중에 있습니다.

 ▲ 광희문 정문 좌측 성벽 전경 ▲ 광희문 정문 전경

광희문은 지난 1975년 성곽 25m와 함께 복원됐으나 나머지 부분은 허물어진 자리에 주택이 들어서거나 담장으로 쓰이면서 복원이 어려웠으나 얼마 전에 광희문 남쪽 성곽을 높이 4~5m, 길이 99.3m를 복원 정비하여 주변이 깨끗해졌습니다.

 ▲ 광희문 후면 전경  ▲ 광희문 후면의 복원된 우측 전경

성문 안쪽 우측 계단을 오르면 성벽 초입에 음각으로 새겨놓은 ‘일패장 성세각(一牌將 成世珏) ’, ‘석수도변수 오유선(石手都邊手 吳有善)이라 쓰인 글씨(아래 좌측 사진) 가 보입니다. 이는 부실공사를 막기 위해 새겨 놓은 공사 담당 책임자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서울 문화유산 4차 정기답사지의 코스가 길고 남산을 넘어서 이 곳까지 오면 체력이 많이 소모되어 출출할 겁니다. 이 근처에 추억의 신당동 떡볶이 골목(하단 지도 참고)이 있으니 가족과 함께 가셔서 떢복이를 드셔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 성벽에 새겨진 공사 책임자 이름  ▲ 광회문 좌측 성벽과 조경 전경  ▲ 광희문 우측 바닥의 표식 동판

시구문(屍軀門)·수구문(水口門)이라고도 하였으며 서소문(西小門)과 함께 시신(屍身)을 내보내던 문이다. 1396년(태조 5) 도성을 축조할 때 창건되었으며, 1422년(세종 4) 개축된 것으로 추측된다. 《숙종실록》에 1711년(숙종 37) 민진후의 건의로 금위영(禁衛營)으로 하여금 개축하게 하고, 문루는 목재를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후에 개축하기로 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1719년(숙종 45) 문루를 세워서 광희문이라는 현판을 걸었다. 그 후 언제 무너졌는지 알 수 없으며 석축으로 된 기단부만 남아 있었는데 1975년 복원시 홍예석축(虹霓石築)을 해체해 남쪽으로 15m 옮기고, 문루 12평을 새로 짓고 주변의 200평을 녹지화했다. -네이버에서..

서울 성곽 위치도

서울 성곽은 숭례문(남)과 흥인지문(동)을 비롯해 숙정문(북), 돈의문(서)의 4대문과, 홍화문(동북), 광희문(동남), 창의문(서북), 소덕문(서남)의 4소문을 갖췄으나 일제 강점기에 성곽이 도시 발전을 저해한다 해서 성곽 상당 부분과 일부 성문이 해체됐다.

인왕산과 북악산, 남산과 낙산 같은 산악지대에서만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 구간을 포함해 전체 18.2㎞ 중 현존하는 성벽 구간은 10.5㎞. 나머지 7.7㎞는 멸실됐다.

광희문 위치도

소재지 : 중구 광희동

빨간 깃발이 있는 곳이 광희문입니다.

장충단 공원에서 광희문까지의 거리는 약 1Km 정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