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정보

트레킹 코스

코리아트레일 2008. 4. 21. 10:37
쉽고, 안전하고, 경치까지 좋은 세 곳
조령 제1 관문. 문경새재 관리사무소 제공
조령 제1 관문. 문경새재 관리사무소 제공

몇 년 전부터 등산이 붐이다. 전국의 산마다 주말이면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다.

하지만 몇몇은 가파른 산길에 미끄러져 다치기도 하고 심하면 목숨을 잃기도 한다.

꼭 숨이 턱까지 닿도록 정상에 올라야만 제대로 자연을 느낄 수 있을까? 아니다.

주변에는 쉽고 안전한 명품 트레킹 코스가 꽤 많다.

대개 높은 정상이 없다거나 걷기 너무 쉽다고 외면당해온 곳이다. 덕분에 주말에도 한적하다.

자기 몸을 아끼는 독자라면 이번 주말 간편한 복장에 물병만 챙겨 명품 트레킹을 떠나 보자.

한형석 아웃도어플래너


| 편집 | ■천년 숲 속으로... 계곡 + 나무 터널 (오대산 월정사 ~ 홍천군 내면 446번 도로 25km)

446번 지방도는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비포장 정규 지방도로다.

그중 오대산 월정사를 출발해 북대 사자암.두로령을 거쳐 홍천군 내면을 잇는

약 25km 구간은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비경을 간직한 명품 트레킹 코스.

흔히 비로봉 등반을 위한 진입로로만 알려져 있지만 알고 보면

'조연'이 아니라 '주연'인 셈이다.

월정사에서 상원사 구간(9km)은 오르막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경사가 완만하다.

한쪽은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고 길은 무성한 나무로 터널을 이루고 있다.

살짝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상원사~두로령 구간(6km)은

국내 최대 식생을 보유한 숲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무렵이면 북대 사자암에 도착한다.

잠시 목을 축이고 내처 걸으면 어느새 두로령이다.

여기서 홍천군 내면 명개리까지 약 10km 구간은 한폭의 풍경화다.

특히 명개리 계곡은 열목어가 서식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청정 계곡으로 꼽힌다.

계곡 전체에 민가나 사찰 같은 오염원이 없는 덕이다.

개인의 체력에 따라 3구간으로 나누어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당일 다녀오려면 월정사에서 시작해 상원사나 두로령까지 갔다 되돌아와야 한다.

1박을 하려면 명개리까지 가도 좋다. 아예 명개리에서 시작해 두로령까지 다녀오는 것도 한 방법.

월정사~상원사 구간은 비포장길인데도 노선버스가 다닌다. 중간에 힘들면 이용할 수 있다.

상원사~두로령~명개리 구간은 정규도로임에도 승용차 통행을 금한다.

월정사를 들머리로 잡으면 종일 주차비 4000원, 문화재 관람료 2500원이 든다.

■교통편 : 진부터미널발 첫차 오전 8시30분, 상원사발 막차 오후 5시20분. 하루 5회 운행한다.

진부 터미널 033-335-6307.

■교통.코스 문의 : 오대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http://odae.knps.or.kr, 033-332-6417)


| 편집 | ■정겨운 산골로 … 문명과 담 쌓은 곳 (강릉시 부연동 비포장 국도 10km)

오대산 트레킹 코스가 깊은 숲속을 걷는 것이라면 강릉시 부연동은 정겨운 산골 마을길을 걷는 코스다.

세상에 이런 산골 동네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부연동은 문명으로부터 떨어져 있다.

양양과 강릉 어느 방향에서 오더라도 비포장 국도(59번) 고개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이 비포장 국도가 많은 사람으로부터

기막힌 명품 트레킹 코스(약 10km 내외)로 각광받고 있다.

양양군 어성전 마을에서 시작해 바두재.머구재 지나 전후치에 이르는 마을길을 걷다 보면

적막강산이란 단어의 의미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곳은 당일로 왔다 가기엔 너무 아까운 곳이다.

일단 차로 부연동까지 간 뒤 캠핑이나 민박을 하며 어성전~부연동 마을을 잇는 길을 걷는 것이 좋다.

걷다 심심하면 가마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가마소'라 불리는 계곡에 들러도 좋다.

톡 쏘는 맛이 인상적인 부연약수를 마실 수 있다.

해 뜨면 일어나 걷다가 해 지면 잠자리에 드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어울리는 곳,

시계란 존재가 도무지 무의미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트레킹에 자신이 있다면 이 지역 백미인 전후재에 도전해 볼 것.

예부터 부연동 마을 사람들이 주문진 장에 갈 때 넘나들던 시장길로 재를 넘을 때

바라보이는 주변 풍경이 빼어나다.

양양군에서 59번 국도를 타고 오다 보면 부연동으로 들어가는 비포장길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강릉시 연곡면에서 진입할 경우 6번 국도를 타고 진부 쪽으로 오다가 오른편 59번 국도로 갈아타면 된다.

길은 좁고 포장이 되지 않았지만 승용차가 다닐 수 있을 만큼 정비가 잘 돼 있다.

대중교통은 불편하다.

■교통.코스 문의 : 강릉시청 관광과 033-640-5420.


| 편집 | ■역사 속으로 … 과거 보러 가던 그 길 (문경새재, 조령 1관문~3관문 9km)

문경새재는 예전 영남 유생들이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했던 고개다.

그림 같은 트레킹 코스(9km)는 조령 1관문(주흘관)에서 시작해 3관문(조령관)까지 이어진다.

양 옆에 위치한 주흘산.조령산 등 주변 경치가 '그림'.

아버지가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이와 함께 걷기에 그만이다.

1관문 앞에는 TV 촬영지가 있어 사람들이 붐비지만

1관문만 통과하면 휴일에도 여유롭게 트레킹을 만끽할 수 있다. 2관문까지는 완만한 오르막.

하지만 중간에 조령원터, 옛 주막 등 볼거리가 많고 쉼터·샘까지 있어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가도 될 정도다.

2관문(조곡관)에서 3관문으로 가는 길은 좀 더 경사가 있지만

짙푸른 녹음을 감상하며 걷다보면 금방이다.

3관문이 바로 새재인데 이곳을 넘어서면 충북 괴산군이다.

괴산 쪽에서 접근해 3관문부터 역으로 트레킹할 수도 있다.

문경에서 접근할 경우 문경새재 도립공원 입구 주차장, 괴산에서 접근할 경우

이화여대 고사리 수련원을 지나 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면 된다.

종일 주차비 2000원, 입장료 1인 2100원(성인 기준).

■교통 문의: 문경새재 관리사무소 (saejae.mg21.go.kr, 054-571-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