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진안에서 발원해 530여리 물길을 풀어 헤치는 섬진강은 광양만 망덕포구에 닿고서야 머나먼 여정을 마무리 짓는다. 맑은 물과 수려한 경관으로 사랑 받는 이 푸른 물줄기는 문화유적 태동에 양수 역할을 하며,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 인근 마을에 양질의 식수 및 농업 용수를 공급한다. 한마디로 영호남의 젖줄이자 때 묻지 않은 관광명소가 되는 셈이다. 섬진강은 본래 모래내·다사강·두치강으로 불렸는데, 유독 왜구의 침입이 잦은 고려말 섬진강이란 이름을 얻었다. 전설에 따르면 1385년경인 고려 때 왜구들이 경남 하동쪽에서 강을 건너 전남 광양쪽으로 침입하려 하자, 진상면 섬거에 살던 두꺼비 수십만 마리가 8㎞나 떨어진 다압면 섬진마을 나루터로 떼를 지어 몰려와 울부짖었고, 그 소리에 놀란 왜구들이 황급히 도망쳤다고 한다. 이때부터 당시 두치강이었던 이름이 두꺼비 ‘섬(蟾)’자를 따서 섬진강이 되었다는 것.이밖에도 임진왜란 때 왜병의 주요 침입로가 되었으며, 동학혁명 때는 일본군에 쫓긴 동학군 수천 명이 강 하류에서 목숨을 잃었다. 지리산에 숨어 든 빨치산들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한겨울에도 알몸으로 이 강을 건넜다고 한다. 이 강을 따라 호남정맥(마이산~내장산~무등산~사자산~조계산~백운산)과 지리산이 솟아 있어, 그 아름다움에 프리미엄을 더한다. 우리나라 5대강(한강·금강·영산강·섬진강·낙동강) 중 가장 맑은 수질을 자랑하며 은어·참게·재첩 등이 서식하고 있기도 하다. 섬진강 530여 리 중에서 가장 섬진강다운 곳을 콕 집어내라면 단연 구례~하동간 약 40여㎞. ‘민족의 영산’으로 숭앙 받는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을 곁에 둔 터라 물빛이 더욱 곱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볼 것도 즐길 것도 느낄 것도 많기 때문. 전남 곡성과 구례 증기기관차 타고 섬진강변을 달리다 전남 곡성의 ‘섬진강 기차마을(gstrain.co.kr)’은 지난 1998년 전라선 복선화 공사로 발생한 구 전라선 17.9㎞ 구간을 그대로 보존해 만든 색다른 공간이다. 1960년대 실제로 운행했던 증기기관차를 복원해 선보인 관광용 기관차는 객차 3량에 총 312명이 탑승할 수 있다. 자전거로 철로 위를 달리는 철로자전거는 가족과 연인이 즐기기에 제격인데, 수차례의 운행시험을 통한 자체 제작용 자전거다. 총 10대이며 1대에 4명까지 탈 수 있다. 총 6대인 하늘자전거는 페달을 밟으면 하늘로 올라가도록 만들어졌고, 3분간 탑승할 수 있다. 미니기차는 증기기관차를 운행하지 않는 시간대에 20명 이내(어린이는 30명)의 단체 손님에 한해 운행한다. 구 곡성역사 부지에 세워진 철도공원에서는 철도를 소재로 한 각종 시설물 관람이 가능하다. 증기기관차의 경우 평일은 오전 11시, 낮 2시. 공휴일과 주말에는 오전 9시 30분, 11시, 오후 2시, 3시 30분 운행하는데, 2시발 기차를 탔을 경우 종점인 가정역에서 20분간 정차, 그 후 다시 기차마을로 돌아오게 된다. 가정역 앞엔 붉은 색의 두가현수교가 섬진강을 가로 지르고 있다. 이 두가교는 붕괴와 보수를 거치며 지금에 이르는데, 마을과 마을을 나룻배로 이동하던 시절 나룻배의 낡은 줄을 교체하기 위해 투입된 6명의 주민이 급류에 휩쓸려 모두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두가교 건너 곡성 청소년 야영장엔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서 섬진강을 옆에 두고 하이킹도 가능하다. 증기기관차를 타는 데는 왕복 1시간 10분쯤 걸리며 어른은 5천원, 어린이는 4천원씩.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이지만 월요일이 공휴일일 경우 그 다음날 쉰다. 섬진강을 옆에 끼고 17번 국도를 달리다 구례구역(구례구역은 행정구역상 전남 순천시이며 ‘구례의 입구’라는 뜻이다) 앞에서 좌회전하면 구례군이다. 구례읍에 들어가기 전 왼쪽에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압화전시관(061-780-2497)과 잠자리체험관이 있다. 165평 규모인 전국 유일의 잠자리체험관에는 잠자리 표본, 모형, 사진 등 500여 점의 소품이 전시돼 있다. 야외에는 전통농경유물 100여 점, 야생화와 허브 등 200여 점이 전시된 농경유물전시장이 있고, 그 옆에 꽃잎을 눌러 공예작품을 만든 압화전시관이 나란히 붙어 있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관련 사이트 www.wf.or.kr 구례읍 백련리에 있는 ‘동편제판소리전수관’은 구례 출신 국창 송만갑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완공했다. 송만갑은 판소리 대중화를 위해 판소리의 창극화를 시도하고, 동편제에 서편제 소리를 가미한 독특한 창법을 개척한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구례군은 매년 추모제와 동편제 판소리 발표회를 개최한다. 그밖에 동편제판소리기념관, 송만갑 생가, 명창 추모비 등이 있다. 구례읍에서 화개쪽으로 19번 국도를 따르면 도로 좌측에 운조루가 보인다.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있는 운조루는 영조 52년(1776)에 건축한 건물로 중요민속자료 8호로 지정됐다. 운조루는 낙안군수를 비롯, 지방 수령과 대규모 국가 건축의 책임자를 지낸 유이주라는 사람이 건축적 기본 소양과 재력을 받침으로 세운 것. 금환락지(천정에서 옥녀가 금가락지를 떨어뜨린 형상)의 명당에 99칸(방의 개수와는 다름)의 집을 짓고 그 일가들을 모여 살게 한 곳이다. 운조루라는 택호는 ‘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 사는 집’ 혹은 ‘구름 위를 나는 새가 사는 빼어난 집’이라는 뜻으로,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에 피어 오르고 새들은 날기에 지쳐 둥우리로 돌아오네’에서 첫머리인 운(雲)과 조(鳥)를 따온 것이다. 화개를 6㎞쯤 남겨두고 역시 왼쪽으로(19번 국도는 지리산과 섬진강 사이에 있으므로 구례~화개 진행 시 오른쪽은 강이다) 석주관 칠의사묘가 있다. 조선 선조 31년(1598) 정유재란 때 진주에서 올라온 왜군이 석주관으로 쳐들어오자, 구례 출신 선비 왕득인·이정익·한홍성 등이 수백의 의병을 모아 싸우다 순절했는데, 이들의 충절을 기려 고종 5년(1868) 이곳에 칠의단을 건립했다.
경남 하동 화개와 악양 택리지가 인정한 아름다운 땅 화개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은 가수 조영남이 노래로 불러 유명해진 화개장터다. 화개장터는 해방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5대 시장 중 하나였다. 지리산 화전민, 전라도 구례와 경상도 함양 등 내륙지방 사람들, 여수·광양·남해·삼천포 등지의 바다 사람들까지, 산과 평야와 뱃길을 이용한 수산물 등이 활발히 교역 된 장소다. 요즘도 1일과 6일 5일장이 선다지만 실제로 일상에 필요한 물품보다는 관광객들을 위한 약간의 특산품이 진열된 게 전부. 김동리의 단편 <역마>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곳이다. 섬진강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어종은 은어로 얕은 강물에서도 충분히 낚시가 가능해, 날이 풀리고 추워지기 전까지 섬진강에 몸을 담그고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주로 ‘놀림낚시’를 이용해 잡아 올리는 은어는 돌에 낀 이끼를 먹고 사는데, 이 먹이를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의 영역 주장 습성이 있다고 한다. 자기 영역으로 들어온 다른 은어를 육탄으로 공격해 밀어내는 성질을 이용한 게 바로 놀림낚시. 낚싯대에 살아있는 은어를 달고 날카로운 갈고리 바늘을 달아 영역을 지키고 있는 은어 주변에 투입하면 영역을 지키던 은어가 공격해 갈고리 바늘에 걸려드는 방법이다. 섬진강에선 래프팅도 즐길 수 있다. 여느 강물에 비해 조류는 약하지만 어린 자녀를 포함 가족이 즐기기에는 제격인 셈. 래프팅 물길 구간은 약 8㎞로 7세에서 60세까지 이용 가능하다. 래프팅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2시간 30분. 화개에 있는 섬진강레저클럽(www.sjklc.co.kr)의 경우 4인 이상 가족에 한해 1인당 2만7천 원씩의 요금을 받는다. 사용료에는 래프팅·보험·온천·현지 셔틀버스 이용 요금이 포함돼 있다. 그밖에 서바이벌 게임과 패키지 상품도 즐길 수 있다. 다만 폭우가 내렸을 경우 안전을 위해 삼가는 것이 좋겠다. 문의 055-882-0015하동을 대표하는 명찰 쌍계사(www.ssanggyesa.net)는 신라 성덕왕 21년(722) 대비와 삼법이 혜능스님의 정상을 모시고 귀국, “지리산 설리갈화처(눈 쌓인 계곡 칡꽃이 피어있는 곳)에 봉안하라”는 꿈의 계시를 받고, 호랑이의 인도로 찾아 들어와 지은 것이라고 한다. 그 뒤 문성왕 2년(840) 중국에서 선종의 법맥을 이어 귀국한 진감선사가 퇴락한 삼법스님의 절터에 옥천사라는 대가람을 중창했으며, 후에 나라에서 ‘쌍계사’라는 이름을 내렸다. 쌍계사 경내에는 국보 1점(진감국사대공탑비 제47호), 보물 3점(대웅전 제500호, 부도 제380호, 팔상전 영산회상도 제925호)의 국가지정 문화재와 일주문·금강문·천왕문·청학루·마애불·명부전·나한전 등의 많은 문화유산이 있다. 칠불사와 국사암 등의 암자가 있으며, 조계종 25개 본사 중 제13교구 본사이기도 하다. 쌍계사에는 3,400원의 입장료가 있다. 신흥에서 범왕리 방향으로 좌회전 하면 길이 끝나는 지점, 산의 가장 깊은 곳에 칠불사가 있다. 칠불사 건립과 관련해 몇 가지 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시 되는 전설은 가야국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일곱 왕자가 성불한 곳이라는 것. 한번 불을 때면 한 달 동안이나 따뜻했다는 온돌선방 ‘아자방’도 유명하다. 입장료는 없다. 교 통 전남 구례와 경남 하동군 화개면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www.nambuterminal.co.kr)에서 아침 9시 10분 첫차부터 저녁 6시 30분 막차까지 하루 6대의 버스가 운행하며 구례 기준 4시간 10분쯤 걸린다. 요금은 20,900원.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도 화개를 거쳐 구례까지 오가는 버스가 있다. 배차 간격 포함 3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서울에서 하동으로 가는 버스는 구례~화개~하동을 각각 거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 혹은 대진고속도로 장수IC에서 각각 남원으로 진입한다. 그 후 전주~순천간 4차선 산업도로로 들어서 구례와 화개로 간다. 남해고속도로에서는 하동IC를 이용한다.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로 가려면 호남고속도로 곡성IC나 전주~남원간 국도를 이용한다. 전라선 기차를 탔을 경우 곡성역(섬진강 기차마을)과 구례구역(구례와 화개)에서 내린다.
숙박과 식사 참게는 매운탕으로 먹을 수 있고, 수박 향이 난다는 은어는 회와 튀김과 찜으로 먹을 수 있다. 개화식당(055-883-2061)과 태봉식당(055-883-2466) 등이 먹을만하며, 버들횟집(055-883-4366)에선 주인이 직접 잡은 은어를 요리 재료로 사용한다. 쌍계사 입구에 자리한 단야식당(055-883-1667)의 사찰국수도 괜찮다.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들깨가루와 버섯 등을 이용해 만든다. 1인분 5천원이지만 1인분은 판매하지 않아 2명 이상 가야 한다. 쌍계사 앞 수석원식당(055-883-1716)의 돌솥밥도 맛이 좋다. 1인분 8천원씩. 표고버섯전과 감자전도 여느 집보다 맛있다. 쌍계사에서 2㎞ 남짓 떨어진 동정산장(055-883?9886)은 숙박과 식사가 모두 가능한데 닭도리탕과 숯불에 구워먹는 닭갈비가 맛있다. 숙소 옆으로 계곡도 있어 물놀이가 가능하며, 낚시도 할 수 있다. 산사에 와있는 듯 다소 정적인 숙박시설을 원한다면 쌍계사 입구의 쌍계별장(055-883-1665)이 좋으며, 모처럼 신나게 놀아볼 생각이라면 노래방과 이웃한 삼덕산장(055-884-7774)이 좋다. 삼덕산장 역시 식사가 가능하다. 19번 국도변 피아골 입구에는 24시간 운영하는 황토한증막(061-783-7775)도 있다. 하룻밤 6천원이다. 화개면 부춘마을의 섬진강펜션(www.sumjinkang.net)에는 총 6개의 숙박동이 있으며, 펜션 옆으로 흐르는 계곡에서 물놀이도 가능하다. 펜션에서는 직접 덖은 차를 비롯 다기세트도 판매한다. 성수기 기준 방 크기에 따라 각각 8만원, 10만원, 15만원이며 예약제로 운영한다. 문의 055-884-8052. 부춘마을에는 섬진강펜션 외에도 팜스테이 지정 농가인 토담농가(www.todamnongga.com)가 있다. 문의 055-884-3741쌍계사 인근에는 찻집도 많은데, 일괄적으로 재배된 찻잎과는 그 맛이 확연히 다르다. 쌍계사 건너 녹향(055-883-1243)에서 마시는 햇차 한 모금에 여행 피로를 풀어본다. INFORMATION 하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청학동과 삼성궁이지만, 아이들 예절교육을 위한 서당들만 즐비할 뿐 사실 매스컴에 비쳐지는 것만큼 예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삼성궁은 환인·환웅·단군을 모시는 일종의 소도와 같은 곳이다. 청학동 인근에는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여럿 있다. 청학동엔 입장료가 없으며 삼성궁에는 3,300원의 입장료가 있다. 문의 055-884-1279악양 형제봉(1115m)에는 비행이 가능한 활공장이 있다. 차량 통행이 가능하므로 드라이브 삼아, 또 전망 감상을 위해 올라볼 만도 하다. 19번 국도 부춘마을 입구에서 왕복 1시간은 잡아야 한다. 악양의 매암차문화박물관(www.tea-maeam.com)과 SBS-TV 드라마 <토지> 촬영 세트장도 볼만하다. 지리산의 계곡은 수질이 맑고 깊지 않아 가족 여행지로 제격이다. 화개 골짜기를 흐르는 화개천은 지리산의 빗점골·선유동·단천골·대성골 등의 계곡물을 고스란히 받아 섬진강으로 흐른다. 입장료가 있는 게 아니므로 여름이면 화개천마다 피서 인파로 가득하다. 폭우시 물놀이를 금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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