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절령 운탄길 중 해발 1000m 지점에서 만난 함몰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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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이 푸르름을 더해가는 이즈음 가벼운 차림으로 나서는 숲길 트레킹은 상상만으로도 싱그럽다.
특히 야생화가 만발하는 시즌이고 보니 맑은 공기 속에 지저귀는 새소리를 벗삼아 꽃길을 걷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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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를 누리기에도 이맘때가 제격이다. 국내에도 멋진 트레킹 코스가 여럿 있다.
- ▲ 하이원 리조트에서 출발하는 10km 숲길은 최고의 트레킹코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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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베스트 숲길을 들자면 강원도 정선군 화절령에 있는 '운탄길'을 꼽을 법하다. 석탄산업의 활황기 석탄 운반길로 사용되었던 것이 이제는 레포츠 체험코스로 거듭나게 된 경우다.
해발 평균고도 960m의 고원지대에 뻗어 있는 운탄길은 총연장 80㎞. 그 중 산세가 가장 아름답다는 두위봉 자락 10㎞ 트레킹 코스를 따라가 보았다.
▶ 천상으로 향하는 운탄길
해발 1000m 길고 완만한 고원 석탄 운반길따라 24km 발걸음
- 정선군 화절령에 난 운탄길은 해발 1000m 고원지대에 길고도 완만하게 이어진 게 특징이다. 동쪽 만항재(국내 자동차 포장 도로 중 가장 높은 해발 1330m) 부터 서쪽 두위봉(해발1466m)까지 약 24㎞의 운탄길이 이어져 있어 천혜의 오프로드, 트레킹, MTB 코스가 펼쳐진 셈이다.
화절령(花折嶺)은 예로부터 진달래가 만발해 봄날 여인네들이 진달래꽃을 꺾기 위해 몰려든 고개라 해서 '화절령(꽃을 꺾는 고개)'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기존 화절령 운탄도로 중 일반인이 트레킹에 나서기 가장 적합한 곳은 이른바 '하이원 코스'로 불리는 하이원 리조트 왕복 10여㎞ 숲길. 산세도 빼어난데다 운탄길 특유의 탄광촌 흔적도 엿볼 수 있는 코스이다.
하이원 코스의 출발점은 백운산자락 강원랜드 호텔 아래 매립지 주차장. 두위봉 자락이 흘러내리는 두위지맥을 따라 완만한 운탄 트레킹 코스가 이어지는 시작점으로, 해발 800m 고원의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가뿐하게 식혀준다.
주차장에서 보성암쪽으로 1㎞ 구간은 시멘트 도로로 폐광지역의 느낌이 물씬 묻어난다. 하지만 주변에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서어나무 등 활엽수종의 새순이 이제 막 활착하고 있어 분위기는 대관령, 구룡령 등 강원도 여느 고갯길과 다를 바 없다. 간간히 산벚꽃도 활짝 피어 있고, 폐채탄 사면은 속성 잔디 씨를 뿌려 미관도 고려했다. 과거 번성했던 탄광지역의 자취를 따라가는 동안은 무연탄 시절의 아스라한 향수도 떠올려지는 시간이다.
- ▲ 상동 가는 길.
- 폐탄길 양켠에 발달한 낙엽송, 고로쇠나무, 자작나무 숲 속에는 보라색 동자꽃과 노란염주괴불주머니 등 야생화가 곱게 피어 있다.
2.5㎞ 정도를 오르자 해발 1000m고원에 생성된 습지가 나타난다. 직경 100여m 크기로 보기 드문 함몰 습지다. 지하 갱도가 무너져 내려 지표가 함몰돼 생성된 것으로 이 과정에서 아름드리나무들이 물가에 쓰러져 있는 등 자연미가 물씬 풍긴다.
습지 주변에는 머드팩을 즐겼을 법 한 멧돼지 떼의 흔적도 곳곳에 나 있다. 이국적 경관에 마치 캐나다 록키 산자락 을 찾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주변에는 함몰 습지가 두어 곳 더 있는데, 처음 만난 곳의 경관이 더 빼어나다.
습지를 지나 툭 트인 산등성이를 걷다보면 구절양장의 영월 상동 가는 길을 굽어 볼 수 있다. 초록의 산등성이에 하얀 흙길이 뚜렷하다.
5㎞ 지점에서 소로로 접어들면 동자꽃, 피나물 등 야생화군락이 나타나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고운 자태의 야생화를 대할 수 있다.
- 6.5㎞ 지점부터는 낙엽송 숲이 발달해 이국적 풍치도 자아낸다. 추억을 담을 만한 사진 촬영 포인트가 된다.
해발 1300m 지점, 낙엽송 길을 지나 한 굽이를 도는 동안 영월 땅의 대표적 오지가 발아래 펼쳐진다. 사방을 둘러봐도 고산준령에 고개를 들면 하늘만 보일 뿐. 이제 막 겨울을 털어 낸 경관 속 서너 채의 민가가 한 없이 고즈넉해 보인다.
연분홍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키다리 철쭉을 감상하며 발길을 재촉하면 하이원 골프장 가는 포장도로와 운탄길 트레킹코스의 갈래 길을 만난다. 숲길로 방향을 틀자 다소 으스스한 느낌이 들만큼 인적이 드문 원시림이 펼쳐진다. 9.2㎞ 지점이 백운마을을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 멀리 상동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라 해서 흔한 데크나 가드레일 같은 인공 피조물은 없다. 그저 산중턱에 솟은 바위가 전부다. 이곳에서 백운산 정상까지는 30여분 거리. 숲길 옆 작은 습지에서는 도룡뇽알 사이를 힘차게 유영하는 올챙이 떼도 만날 수 있다. 트레킹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야트막한 산죽, 상수리나무, 물푸레나무, 고로쇠 나무 등 수종도 더 다양해진다. 인적이라곤 찾아 볼 수 없을 듯 싶던 숲길의 끝에 하이원호텔이 눈에 들어 온다. 트레킹의 종착지다.
가족끼리 도란도란 야생화도 구경하고 경치도 감상하며 3~4시간이면 딱 좋은 산행길이다. 강원랜드 임창우 산행대장은 "화절령 운탄길이야말로 건강도 챙기고, 자연학습도 겸할 수 있어 가족단위 트레킹 코스로 제격"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5월 하순. 화절령 고원은 아직 바람이 서늘하다. 긴 소매 옷 필수. 트레킹으로 등에 땀이 꼽꼽하게 배지만 이내 몸이 썰렁해져 윈드 재킷의 지퍼를 한껏 끄집어 올리게 된다.
::::: 여행메모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남원주 IC~중앙고속도로 제천 IC~38번 국도 영월-정선 방향~사북~하이원리조트(강원랜드)▶ 먹을거리
강원도 음식은 웰빙푸드의 전형이다. 특히 정선에는 메밀, 수수, 콩 등을 이용한 별미가 많다. 정선장에 나가면 곤드레나물밥, 콧등치기국수, 올갱이국수, 수수부꾸미, 메밀부침 등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고, 고한과 인근 태백에는 한우(연탄불구이)가 유명하다.-
▶ 여행팁
하이원리조트는 오는 6월30일까지 가족단위 고객을 겨냥한 '프로모셔널 패키지'를 내놓았다. 4인 기준 마운틴콘도(21평), 관광 곤도라를 파격할인가(정상가의 82%)인 주중 6만원, 주말 7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1588-7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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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000m가 넘는 산속에 숨어 있는 화절령의 도롱이 연못 |
◆화절령 트레킹= 정선과 태백, 영월 일대의 산악지대에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운탄(運炭)길’은 과거 1960∼70년대에 석탄을 운반하던 길.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로 오랫동안 방치됐던 운탄길이 2∼3년 전부터 트레킹 코스로 거듭나고 있다. 운탄길은 트레킹 코스로 그만이다. 고개를 넘는 길이 아니라 산허리를 깎아 만든 길이므로 경사가 험하지 않고, 해발 1000m를 넘는 고지에 뚫린 길이라 풍광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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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톱풀. ◇금꿩의다리. ◇솔나리 |
운탄길 가운데서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게 정선 고한과 영월 상동을 잇는 화절령(花折嶺·960m). 강원도 산골의 아낙들이 이 고개를 넘으며 야생화를 꺾었다고 해서 ‘꽃꺽이재’ 즉 ‘화절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름 그대로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야생화가 산길을 수놓는다. 정선 하이원 리조트의 매립지 주차장과 하이원 골프장에서 출발하는 트레킹 코스는 2.8㎞(1시간)부터 10.2㎞(3시간)까지 6개가 정비되어 있다.
화절령 트레킹 코스의 백미는 도롱이 연못. 직경 100m에 달하는 이 웅덩이는 지하탄광이 무너지며 땅이 꺼지고 지하수가 솟아올라 생겨났다고 한다. 도롱이 연못 주변에는 아름드리 낙엽송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고, 잔잔한 수면은 진초록 숲의 그림자를 선명히 반영하고 있다. 물 위에는 밑동이 썩어 넘어진 나무들이 떠 있다.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야성의 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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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치꽃. ◇금계국. |
◆금대봉과 함백산의 야생화= 요즘 태백·정선 일대의 산은 온통 야생화 천국이다. 그 중에서도 금대봉(1418m)은 인제의 점봉산 곰배령과 함께 국내 최대 야생화 군락지로 꼽힌다. 금대봉∼분주령 길은 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입산이 어려워, 등산로를 따라서만 탐방이 가능하다. 8월 중순 금대봉에는 노루오줌, 솔나리, 산톱풀, 마타리, 뚝갈 등이 지천이다. 함백산(1573m)의 만항재(1330m)에서도 둥근이질풀, 물양지, 구릿대, 긴산꼬리풀 등 70여종의 야생화가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함백산에서는 17일까지 야생화 축제가 진행되고, 8월 말까지도 만개한 야생화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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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 만점인 ‘알파인 코스터’. 하이원리조트 제공. |
◆산악 롤러코스터= 하이원 리조트에는 이색 놀이기구가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올여름 새로 선보인 ‘알파인 코스터’는 급한 경사면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산악 롤러코스터. 레일 위에 설치된 썰매가 최대 40㎞까지 속도를 내며, 운행거리는 국내 최장인 2.2㎞다. 10곳의 트위스트· 업다운 코스, 2곳의 회오리 코스를 달려 롤러코스터 이상의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플라스틱 슬로프 위에서 스키같이 활강을 즐기는 ‘서머스키’와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터비썰매’도 갖춰져 있다.
태백·정선=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고원 휴양지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태백에는 올 9월 ‘O2(오투) 리조트’(구 서학리조트)가 개장한다. 콘도 424실과 유스호스텔 101실, 27홀의 골프장, 16면의 스키 슬로프가 들어선다. 태백산 등산로 입구에 민박집이 많다. 고원자생식물원(033-553-9707)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용연동굴(033-550-2727) 관람료는 어른 3500원. 하이원리조트(1588-7789)의 알파인 코스터 1회 이용료는 대인 1만 5000원. 태백시청 문화관광과 (033)550-2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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