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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트레일 2010. 11.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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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삼남길`, 산타고 물건너 1000리…산티아고 순례길 안부럽네

기사입력 2010.11.26 15:07:27 | 최종수정 2010.11.26 19:33:57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삼남길`, 대한민국서 가장 걷기 편한 1천리 / ③ 해남 ~ 강진 손성일 대장과 함께 ◆

삼남길의 시작은 해남 땅끝마을이다. 땅끝마을의 삼남길은 제주 올레와 지리산 둘레길을 반반씩 모아놓은 것 같은 절묘한 풍광이 일품이다. 한쪽은 은빛 남해바다가 넘실거린다. 또 다른 쪽엔 우거진 숲이 객을 맞는다. <해남 / 김호영 기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걷기 편한 `삼남길`을 매일경제신문ㆍMBN이 코오롱스포츠(kolonsport.co.kr), 그리고 로드 플래너(road planner) 손성일 대장과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에서 강진 나주 익산을 지나 서해를 훑고 서울까지 이어지는 그 옛날 `삼남길`입니다. 삼남길 시리즈 1회 때는 이현세 화백과 함께 차령ㆍ쌍령의 숲길을 둘러봤고 2회 시리즈에선 영화 `친구`를 만든 곽경택 감독과 함께했습니다. 3회는 삼남길의 총지휘자나 다름없는 손성일 대장이 함께합니다. 이 남자 야심이 하늘을 찌릅니다.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을 만들겠다고 큰소리칩니다. 산티아고가 2000년 역사에 800㎞ 덩치라면, 한국판 산티아고 삼남길은 500년 역사에 500㎞는 됩니다. 통일 이후 관서대로(의주대로)를 따라 북한까지 이어진다면 1000㎞를 넘어선 세계 최장의 걷기 트레일 코스가 만들어진답니다. 어디 그 큰소리를 한번 들어보실까요.

이 남자 미쳤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돈이나 여자에게 미쳤다면 이해가 갈 텐데 이 남자는 묘하게도 길에 미쳤다.

스스로도 대한민국 최초의 `로드 플래너`라며 당당히 명함에 새기고 다니는 남자. 소녀시대 9명의 아찔한 S라인보다, 잘 빠진 `길`에 더 환장하는 이 남자.

북한을 넘어 중국을 관통하는 아시안웨이의 전초 코스 `삼남길`을 만들고 있는 손성일 대장(40)이다. 지난달 초 결국 난생처음 땅끝 마을 전남 해남까지 끌려갔다.

"같이 가셔야죠. 안 오시면 섭섭하죠. 첫 말뚝작업 하는 건데. 자 여기 푯말 세워주시고요. 망치팀 어서 때리세요."

꽝꽝. 그렇게 삼남길 최초의 표시목이 해남 맴섬 바로 맞은편 해안길 계단 초입에 세워진다.

잠깐 손 대장의 눈에 이슬이 맺힌다. 감동일 것이다. 해남을 출발해 강진, 나주, 광주, 완주, 익산을 거쳐 평택, 수원, 서울 남태령, 남대문까지 1000리가 이어지는 삼남길.

걸어서 갈 수 있는 가장 편한 길을 만들겠다는 목표의 상징적인 첫 다짐이다. 꽝꽝. 땅에 박히는 푯말 버팀목을 따라 손 대장의 다짐도, 각오도 단단히 박힌다.

삼남길은 매일경제 독자와 코오롱스포츠 고객이 함께 만든다. 현재는 4차 개척단까지 모집이 완료된 상태. 1차 개척단은 지난 10월 16일과 17일까지 첫 길을 열었고 2차 개척단은 같은 달 30일과 31일 동호리에서 서흥리까지 길을 다듬었다.

삼남길 첫 시작을 알리는 푯말 앞에서 손성일 대장(뒤줄 오른쪽 둘째)과 삼남길 개척단 1기생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호영 기자>

3차 개척단은 11월 20일과 21일 서흥리와 와룡리를 돌았다. 각 개척단은 코스마다 이름도 지어붙인다. 1구간은 처음길. 처음 마음처럼 변함 없으라는 의미다. 2구간은 올망졸망한 코스를 따 이름도 `올망길`로 지었다.

3차 개척단의 3코스 이름은 해들길. 유난히 들이 많았고, 해가 비친 길의 풍광이 백미라는 뜻이다.

말이 개척단과 함께 만드는 것이지 사실 모든 길은 손 대장이 미리 다 가보고, 손대고, 다듬은 길이다. 손 대장 팀은 그림자 같은 4명의 대원이 함께 움직인다. 해남길 개척을 위해 해남만 둘러본 게 10번이 넘는다. 이제 해남길은 손금만큼 훤하다.

올 연말까지 목표는 100~120㎞까지 전진. 강진 성전이나 강진과 영암의 경계인 누릿재까지는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체 삼남길 개통 D데이로 잡고 있는 건 2011년 1월 11일. 전라도 길이 뚫리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밀어붙인다는 계획이다.

"해남길은 풍광으로는 최고의 길이에요. 마치 제주 올레와 지리산 둘레길을 합쳐 놓은 느낌이랄까요. 남해의 저 코발트빛 바다, 그리고 한쪽으로 늘어선 이 든든한 산. 거기에 섬에 한정된 게 아니라 뻗어가는 활기참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지요."

그가 길에 미친 건 2006년이다. 대한민국 땅을 `ㅁ`자로 돌면 정확히 2200㎞. 100일 동안 혼자서 20㎏짜리 배낭을 메고 덜컥 혼자 걸은 것이다.

종단의 의미였지만 사각형 모양으로 대한민국을 돈 사람은 아마 없을 거라고 손 대장은 말한다.

삼남길 거사를 벌이기 전에 방문한 곳은 걷기 마니아들의 필수 코스인 산티아고.

70일간 다섯 개 코스 1800㎞를 악착같이 걸었다. `이런 길을 걸으면 도보여행이란 게 가능하겠구나.` 그때 그는 무릎을 쳤다. 산티아고의 길은 우선 안전했다. 친절했고 또 배려도 있었다. 5~10㎞ 지점마다 저렴한 숙소가 있고, 또 대부분 흙길이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자료조사를 했지요. 조선시대 10대 대로 정보를 샅샅이 뒤졌어요. 영남대로, 호남대로, 관동대로. 그러다 호남대로(별칭이 삼남대로다)를 보면서 느낌이 팍 왔지요."

삼남대로는 매력적이다. 발전이 덜 된 게 오히려 매력이다. 당연히 옛길이 많다. 풍광도 그 옛날 그대로다. 흙길도 물론 넘친다. 연결만 잘 해 주면 그 자체로 작품이 된다.

"길 개척 정말 아무나 못 해요. 삼남길 15㎞짜리 한 코스 만드는 데 얼마나 걷는 줄 아세요? 최소 50㎞, 많으면 100㎞도 걸어요. 갈림길 나오잖아요. 그 갈림길 다 가본다고 생각하면 돼요."

1㎞ 잘 닦인 코스를 위해 그는 묵묵히 10㎞, 아니 100㎞도 마다않고 걷는다.

2006년 8월부터 그렇게 만 4년간 걸은 길이 1만2000㎞다. 1년에 3000㎞꼴이다. 물론 GPS에 찍힌 공식 기록이다. 그냥 평상시 걷는 비공식 기록이라면 여기에 열 배는 곱해야 한다. 지구 한 바퀴 4만2000㎞는 너끈히 걸은 셈이다.

"지금 딱 마흔 살이잖아요. 환갑 때까지 GPS로 5만㎞가 목표예요. 딱 지구 한 바퀴."

그에겐 길은 곧 삶이요, 전부다. 남들은 바쁜 생활 속에서 가끔씩 걷기나 도보를 생각하지만 손 대장은 반대다. 쭉, 내내 걷기만 생각하다 가끔 딴 생각을 한다. 모든 게 걷기 위주다.

걷는 건 평등해서도 좋다. 산을 400개 이상 오른 손 대장이지만 그는 등산이나 트레킹보다 걷기, 즉 트레일을 주창한다. 등산이 수직적이라면 걷기는 수평적이다.

등산할 때는 꼭 목표가 서야 한다. 꼭 `정복`을 해야 하니 목표 중심이다. 걷기는 반대다. 소통이요, 과정 중심이다. 그저 걸으면 된다. 힘들면 쉬었다 가도 되는 게 걷기요, 걷다 지치면 그냥 길을 벗어나면 그만이다.

길을 사랑해 대한민국 최초의 로드플래너 직업까지 생각해 낸 손 대장. 그에겐 엉뚱한 약점이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길치라는 것. 지하에만 가면 나오는 구멍을 못 찾아 헤매기 일쑤요, 자동차는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가지를 못한다.

"지하철을 타고 후원사 코오롱스포츠를 매번 가는데도 나오는 출구를 못 찾아요. 갈 때마다 헤매죠."

그런데 희한한 게 있다. 지상의 땅을, 발로 타박타박 걸어가면, 그 길이 머릿속에 각인된다는 것이다. 그의 말마따나 천상 `걸어 먹을` 팔자다.

■ 전라남도와 삼남길 개척 MOU

매일경제와 코오롱스포츠가 함께 만드는 삼남대로는 철저히 트레일 워킹을 위한 길이다. 수평을 지향하는 가장 편한 길이다. 전남 해남에서 시작해 강진, 나주, 광주, 전북 완주, 익산, 충남 논산, 공주, 천안, 경기 평택, 수원, 서울 남태령, 남대문까지 1000리가 이어진다. 삼남대로 시발지는 제주로 이어지는 땅끝마을(관두포항과 강진 마량항)이다.

이 길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용도는 군사길이다. 이 길을 통해 관리들을 임지로 파견하고 군사도 이동시켰다고 한다. 진상품도 이 길을 따라 이동했고, 과거를 보거나 장사를 위해 한양으로 간 길 역시 삼남길이다. 이 길은 아픔의 길이기도 하다. 중앙관리가 제주도 유배지로 귀양을 갈 때도, 임진왜란 때는 왜구들 역시 침략을 위한 요로로 이 길을 이용했다.

현재 삼남길은 해남 땅끝 탑에서 시작해 강진 누릿재 구간까지 90㎞가 조성돼 있다.

해남에서 서울까지 삼남길이 완성되면 500㎞에 달하는 대한민국 최대 장거리 도보길이 완성된다. 삼남길 공식 개통식은 내년 1월 11일로 예정하고 있다. 오는 30일에는 전라남도와 코오롱스포츠가 삼남길 개척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매일경제 독자, 코오롱스포츠 고객과 함께 만드는 삼남길은 개척단을 매번 모집하고 있다. 올해는 4차 개척단까지 마감이 된 상태. 내년 2월 개척단 모집을 다시 시작한다.

자세한 내용은 코오롱스포츠(www.kolonsport.com) 홈페이지 베이스캠프 코너에 있는 삼남길 개척단 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매일경제ㆍ코오롱스포츠 공동

[해남 = 신익수 여행레저전문 기자]


출처 : 아름다운 도보여행
글쓴이 : 손성일[손성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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