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2일 1일째
09시50분 서울역 출발
11시13분 임진강역 도착
11시35분 출발
13시20분 점심
14시00분 출발
18시20분 두지리 도착
총 도보 길이 23km
총 도보 시간 6시간 50분
비용
지하철 800원
아침 4,000원
건전지 1,200원
기차 1.300원
점심 7,000원
총비용 14,300원
9월22일 금 맑음 1일째
새로운 시작이다. 새로운 출발이다. 새로운 길이다. 아 저 배낭을 어찌 하나 휴우~~~~
언제나처럼 잠을 몇 번이나 깨어 6시에 습관처럼 일어나 출근 준비가 아닌 새로운 나의 짐을 챙긴다.
수 백 번도 더 싸고 풀은 배낭을 오늘은 또 다른 각오로 꾸리지만 또 언제나처럼 더 한 것이 있을 테고
덜 한 것이 있을 것이다. 집을 나와 어머니에게 먼 길을 떠나는 사람처럼 큰 절을 하려고 했지만
어머니는 출근하는 아들을 보내듯 덤덤하게 인사를 받으신다.내가 오버했나 ㅎㅎ
어제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먼 여행을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워 행운 목 두 그루를 사오신 것을 안다.
여행에서 집으로 돌아 왔을 때 나의 집에서 정성스럽게 어머니가 가꾸어 놓으시라는 것도 나는 알고
있다. 그 행운 목만큼 나도 조금은 커져있으리라……
임진각 우리는 더 이상 갈수 없다.(도라산역까지는 간다^.^)
언젠가 갈 수 있는 날 저 북녘 땅도 두발로 걸으리라 다짐하며 첫 발을 내딛는다.-그때도 실업자??
가을 하늘은 더 없이 푸르고 높다. 나의 마음도 어린아이처럼 설렌다. 고마운 가을 날씨다.
저번 야간 도보 때는 힘들어 잘 보지 못한 임직각이 사실은 요금이 있었다. 우린 공짜로 봤는데 ㅋㅋ
임진각에서 문산 쪽으로 가다 적성 표지판을 보고 방향을 돌린다. 길은 한산하지만 차들의 속도는
만만치 않다. 차를 바라보고 가는지라 차가 지날 때 마다 눈이 아플 정도다. 난 눈이 좋아 선글라스를
쓰고 걸으면 어지러워 마지막까지 고민을 하다 놓고 온 선글라스가 너무 아쉽다.
시작하자마자 벌써 아쉬운 것이 있으니 100일 동안 얼마나 많이 배낭에서 보내고 담을지....
정겨운 시골 풍경에 시원한 땀을 흘리며 한 걸음 한걸음 100일간의 도보 여행을 나서고
있는 내가 참 대견하여 가을 바람에 피시 웃음을 날려 본다.
적성으로 가는 길에 새로운 도로를 공사 중 이지만 차는 못 가도 사람은 갈 수 있겠지 생각하여
먼 발치에서 측량하는 분에게 큰소리로 물으니 손사래를 치신다 아 갈수 없나 보다하고 길은 가다
아저씨에게 다시 물으니 못 간다는 것이 아니라 모른다는 말씀이었다.
난 잠시 생각하다 새로 난 길로 다시 걸어간다. 사람들의 오해 중 이런 것 들이 얼마나 많을까?
모른다는 손짓을 난 아니라고 생각했으니 그래서 사람들을 더 많은 오해로 갈등하고 싸울지 모른다.
나 또한 그래서 얼마나 많이 싸웠는지. 길은 걸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도 주위에 사물을 보면 역시 평소보다 더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거 같다.(나도 생각이 있다는걸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ㅎㅎ)
길은 예상대로 계속 이어져있었다. 1시간 정도 가다 뒤에서 흙 먼지를 내며 검은 차가 속력을 내며
달려 내 옆을 지나가다 100m쯤 가더니 두 바퀴 정도 돌더니 다시 돌아간다. 난 공사 관계자인줄 알았고 놀랬는데 그량 지나친다. 뒤에 또 마티즈 한대가 검은 차와 교대하듯 달려온다. 그러다 똑 같이 두 바퀴를 돌더니 돌진……내가 그 옆을 지날 때보니 검은 차와 마티즈는 비포장 도로가 끝나고 포장
도로 있는 곳과 30cm이상의 문턱이 있어 그 차는 돌아갔고 마티즈는 짚단이 있는 곳으로 지나려다
차가 끼어 오도 가도 못 할 지경이 되었다. 두 분이 내려 차를 빼려 했지만 꼼짝도 안 한다.
나도 도와줬지만 결국은 견인차 부르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가다가 날도 어둡고 힘들어 그량 길 옆 잔디에서 텐트를 치고 근처 음식점에서 물을 받아 밥을 먹고
텐트 안에서 수많은 별을 보며 첫날을 마쳤다. 자면서 모기향과 모기약을 안 가져 온 것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그날 모기한테 10방정도 물려 아직도 몹시 가렵다. ㅎㅎ
후기 쓰는것도 역시 도보여행 처럼 만만치 않네요 재미없는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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