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명소 베스트

서울 도심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성동구 매봉산 팔각정, 철새도래지로 자연생태경관이 일품인 도봉구 중랑천, 소나무․철쭉․꽃창포 등이 실개천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송파구 남부순환로….
서울시가 지난 8월 20일 각 구와 공원사업소의 추천, 전문가 평가를 거쳐 선정한 ‘우수경관 조망명소’ 43곳을 발표했다. 산·하천·공원 등 도심 주변에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장소들이다. 이로써 우수경관 조망명소는 지난해 선정된 48곳과 함께 모두 91곳으로 늘어났다.
새로 선정된 조망 명소에는 파노라믹 안내판과 접근로 방향표지판, 조망전망대와 산책로, 휴식처, 간이운동시설 등을 설치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물론, 63빌딩이나 남산 N서울타워 전망대와 달리 이곳을 이용하는 데는 입장료가 필요 없다.

서울 시내 별 다섯 개짜리 조망명소는 어디?
이르면 9월부터 서울시는 ‘푸른 서울 가꾸기’와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91개 조망명소 각각에 대해 시민들이 별(5개 만점)로 점수를 매기는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평가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지적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전문가 심의를 거친 후, 연말까지 서울의 명품 조망명소 ‘서울 8경’을 선정할 계획도 갖고 있다.
서울시 최광빈 조경과장은 “91개 조망명소 전체에 대한 현황자료와 사진, 접근 방법 등을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이며, 다양한 홍보와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서울의 주요 관광코스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구석구석에 숨은 아름다운 도시경관? 당장 이번 주말부터 가까운 곳을 찾아 거닐어 보자. 산바람 강바람에 콧바람도 쐬고, 서울시 홈페이지에 들어가 ‘내가 오늘 걸었던 곳은 별 몇 개짜리?’ 점수를 매겨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Tip 기자가 추천하는 걷기 명소 베스트 3

하나, 성동구 옥수동 매봉산 팔각정

매봉산은 조선시대 왕들의 매사냥 터로 유명한 곳이다. 높이는 175m로 정상에 있는 팔각정에 서면 한강, 중랑천 하류, 성수대교, 동호대교, 영동대교, 강남, 남산 등은 물론 멀리 남한산성, 용마산, 아차산, 삼각산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서울 숲 근처 인터체인지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사진가들이 야경을 찍기 위해 찾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매봉산 정상에는 누군가가 심어놓은 야생화 군락지가 있어 이곳을 찾는 주민들에게 색다른 맛을 주고 있다. 매봉산 팔각정에 오르는 3개의 코스를 추천한다.
1 옥수1동사무소에서 출발 : 거리는 1.5km정도로 일반 주민들이 많이 애용하는 코스다. 길의 폭은 1.5m이며 울창한 삼림으로 둘러싸여 피서에 좋고 운동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2 극동그린아파트에서 출발 : 아파트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코스로 거리는 약1km 정도. 산책하기 좋도록 나무기둥이 설치돼 있어 아이의 손을 잡고 가족끼리 많이 찾는다. 매봉산 정상에 약수터가 있어서 약수를 뜨러 오는 주민들도 많다.
3 서울시 중부수도사업소와 동호공고에서 출발 : 중구 지역주민들이 가장 애용하는 코스로 거리는 1km정도. 길의 폭은 2m정도로 넓은 편이다.


둘, 동대문구 중랑천 제방

남측에서 북측으로 중랑천을 따라 연결된 제방 산책로는 우수조경녹지구간이다. 특히 중랑천은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면서 동시에 휴식 또는 산책, 운동 등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용형태를 고려해 조성된 공간이다.
제방 산책로를 따라 늘어선 벚나무와 느티나무 덕분에 봄에는 벚꽃 피고 지는 모습을, 가을에는 느티나무 낙엽 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랑천변 제외지에서는 유채꽃, 호밀, 목화 등이 만개하는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장안둑길 중랑천 제방 산책로는 도로변 어느 지점에서든 진입이 가능하며, 중랑천 제외지에 조성된 꽃 단지로 들어갈 경우, 진입 계단 및 진입 램프(자전거 이용 출입 가능) 시설을 통해 출입이 가능하다.


셋, 송파구 남부순환로 실개천

위례성길 사거리에서 가락시장 사거리에 이르는 3.4㎞구간의 남부순환로는 지난 2005년 6월 우레탄 조깅로로 바뀌면서 자연생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소나무, 느티나무, 살구나무, 배롱나무, 자귀나무 등 18종 4만5천여 그루의 나무와 금낭화, 꽃창포 등 우리 꽃 3만5천포기도 구간별로 자리 잡았다.
남부순환로를 따라 방이1동 한양3차아파트에서 대림아파트까지, 360m구간에는 병자호란 당시 인조임금이 시냇물을 건넜다는 ‘주억다리 설화’의 역사성을 살린 폭 1m, 깊이 30cm의 자연친화적인 실개천이 조성돼 있다. 산책을 하다가도 잠시 쉬어가고 싶으면 언제라도 실개천에 발을 담그고 자연과 벗할 수 있다. 실개천 주변은 메타세콰이어, 소나무, 철쭉, 붓꽃, 꽃창포 등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시원한 경관을 자아내고 있다.



최경애 객원기자 doongjee@joins.com